대규모 개발 사업 추진 중…편입 시 도시계획 등 자치권 축소 우려
정치권 "일부 지역에서 요구 있었지만 시민 전체 의사는 아니야"
[구리=뉴시스]이호진 기자 =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는 입장을 밝히면서 추가적으로 편입이 거론된 지역의 정치권이 혼돈에 빠지는 모양새다.
31일 구리·하남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김 대표는 전날 김포한강차량기지에서 가진 수도권 신도시 교통대책 마련 간담회에서 “당 내부에서 '김포를 서울에 편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김포를 서울로 편입하는 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출퇴근 통학 이것이 서울하고 직접 공유되고 있는 곳, 이런 곳들은 서울시 편입을 하는 것을 저희들은 원칙으로 삼고 진행하려고 한다“며 다른 지자체들의 추가적인 서울 편입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에 구리시, 하남시 등 기존에 서울 편입 이야기가 있었던 지자체를 중심으로 서울 편입 추진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상황이다.
구리시의 경우 2009년 행정구역통폐합 당시 남양주시와의 통합이 거론되자 지역에서 차라리 서울시로 편입하자는 주장이 나왔었고, 이후에도 선거 때마다 지역 내에서 서울 편입 주장이 나돌았던 곳이다.
하남시 역시 위례와 미사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서울 편입 주장이 심심치 않게 나오던 지역으로, 이번에 조성되는 3기 교산신도시 역시 송파구와 붙어 있다.
아직까지 두 지자체 모두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으나, 문제는 서울시의 자치구가 될 경우 현재 지자체장 권한이 크게 축소돼 현재 추진 중인 대형개발사업의 의사 결정에도 차질이 생긴다는 점이다.
특히 인구가 채 20만이 안 되는 구리시의 경우 서울시 편입 시 자치구보다는 연접한 광진구나 노원구에 흡수될 가능성도 있어 계산이 복잡하다.
대규모 개발 사업을 앞둔 기초단체장 입장에서는 이번 서울시 편입과 관련된 지역 거론이 반가울 리 없지만, 공교롭게도 이 두 지역의 기초단체장은 '당론 추진' 입장이 나온 국민의힘 소속이다.
일단 지역 정치권은 이번 일로 지역사회에서 서울시 편입 요구가 수면 위로 부상한다고 하더라도 여러 절차상 단기간에 편입 추진이 가능한 상황도 아니고, 여러 가지 변수가 있는 만큼 심각하게 걱정할 사항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여권 일각에서는 각종 대규모 개발 사업을 앞두고 야당 의원들에게 반대할 명분만 준 꼴이라는 지적과 함께 섣불리 입장을 밝히면 선거에 역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역마다 상황이 다른데 갑자기 서울시 편입이 거론된 것 자체가 너무 뜬금없는 상황이라 당황스럽다“며 ”흔들리지 않고 지역 발전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권봉수 구리시의회 의장은 “이번 편입 얘기 자체가 총선을 겨냥해 아무런 준비 없이 나온 이야기로 보이기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적법한 절차와 시민들의 의사”라며 “시민들이 기초의회에 편입을 결정할 권한까지 준 것은 아닌 만큼 시민 의사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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