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메타 소송전 '1승' 거둔 개보위…2·3차 소송전 향방은

기사등록 2023/11/01 06:10:00 최종수정 2023/11/01 06:37:29

메타, 2020년 개보위 개인정보보호 위반 67억 과징금 행정소송에서 '패'

法 "메타가 주도해 개인정보 수집…개인정보위 처분 규모 적법"판결

메타 "가능성 열어두고 판결문 검토中"…'개인정보 수집주체' 판단 이후 판결 영향줄 듯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제4차 인공지능 최고위 전략대화'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10.25. kmn@newsis.com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보위)와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메타 아일랜드 리미티드) 간 법정싸움에서 법원이 개인정보위 손을 들어줬다.

메타는 당사자 동의를 받지 않고 다른 사업자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지난 2020년 개인정보위로부터 67억원의 과징금과 수사기관 고발 처분을 받았으나, 이에 불복했다. 이 회사는 '제3자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한 행위가 아니며, 과징금 금액이 과도하다'며 이듬해 3월 개인정보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메타에 개인정보의 수집·관리 책임이 있고, 개인정보 이전에는 동의가 필요했다고 봤다. 아울러 개인정보위 시정명령은 이행 가능한 범위에 있어, 처분은 적법했다고 판단했다.

메타는 항소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건 이외에 메타는 개인정보위를 상대로 총 2건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처분 취소' 소송을 추가로 진행 중이다. 해당 2건의 소송에서도 메타 측은 '개인정보보호 수집·이전의 주체는 우리가 아니므로 처분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고, 남은 소송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도 이번 판결을 뒤집으려고 할 것이란 관측이다.

그러나 '이용자 개인정보 수집 주체는 플랫폼'이란 법원 판단에 따라 개인정보위의 그간 처분이 타당했다는 것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법원, 2020년 개보위 행정처분 적법…"메타가 개인정보 수집 적극·체계적으로 수집·관리"

지난달 26일 서울행정법원 13부(박정대 부장판사)는 메타가 개인정보위를 상대로 '과징금 부과 및 형사고발이 부당하다'며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개인정보위 승소판결을 내렸다.

지난 2020년 개인정보위는 메타가 페이스북을 통해 이용자 동의를 받지 않고 다른 사업자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한 사실을 확인, 6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수사 기관에 고발하는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아울러 이용자의 비밀번호를 암호화하지 않고 저장한 행위, 이용자에게 주기적으로 이용내역을 통지하지 않은 행위, 거짓자료 제출 등 행위에 대해서 총 66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당시 개인정보위 조사 결과, 페이스북 이용자가 로그인을 통해 다른 사업자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 본인 정보와 함께 '페이스북 친구'의 개인정보도 동의 없이 다른 사업자에게 제공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페이스북 친구는 본인의 개인정보가 제공된 사실조차 모르는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위반 행위는 2012년 5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약 6년 간 이어져 온 것으로 드러났으며, 당시 국내 페이스북 이용자 1800만명 중 최소 330만명 이상의 개인정보가 제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메타는 즉각 반발했다. 타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가 페이스북 친구 정보를 타 서비스에 이전한 것이므로,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즉 자신들이 정보를 제공한 것이 아니란 설명이다.

아울러 페이스북 친구 정보가 서비스 내 공개돼 있는 점을 고려하면, 동의를 했다고 미루어 판단할 수 있으므로 별도 동의가 필요 없다고도 주장했다. 메타는 이로 인해 직접적 얻은 이득이 없고, 자료 미제출은 오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메타가 적극적·체계적으로 주도해 수집·관리한 페이스북 친구 정보를 타 사 서비스에 이전한 것이므로 '제3자 제공'이 맞으며 동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메타의 정책 등에서 동의에 필요한 법적 고지사항을 전혀 알 수 없고, 페이스북 친구가 이를 예상할 수도 없으므로 동의를 했다고 미루어 판단할 수도 없다고 했다.

위원회의 처분이 적법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해당 시정명령은 이행 가능한 범위에 있고, 메타의 직접적 이득과 자료제출 거부 행위가 인정되므로 과징금이 적법하게 산정됐다고 판결했다.

◆개보위vs메타 총 3건 소송 진행 중…'개인정보보호 책임 소재' 쟁점

이번 법원 판결에 따라 메타가 항소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67억원 과징금 건 이외에도 메타는 개인정보위를 상대로 총 2건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해당 2건의 소송에서도 메타 측은 '우리는 개인정보 수집의 주체가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메타는 지난해 이용자 동의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해 온라인 맞춤형 광고에 활용한 혐의로 308억원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메타는 불복, 개인정보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건은 지난 9월 21일 1차 변론을 마친 상태다.

이와 함께 메타는 이용자가 개인정보 제공을 거부하면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서비스 가입을 못하도록 해 올해 2월 개인정보위로부터 66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회사는 이 또한 불복, 개인정보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메타 측은 항소제기 여부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판결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달 초 고학수 개인정보위원장은 연간 2억원 수준에 그치는 송무예산과 턱없이 부족한 관련 인력에 따른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최근 관련법 위반에 따른 위원회의 처분 건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이에 불복한 기업들의 소송도 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고학수 위원장은 "공정거래위원회는 32억의 소송 예산이 잡혀 있고 국세청은 80억 수준의 소송 예산이 잡혀 있다"고 언급하며 "우리 위원회는 예산이 2억원 밖에 없고, 이미 지난 8월 기준으로 1억9000넘게 사용한 상황"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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