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배민 운영 우아한형제들 이국환 대표도 환노위 국감 출석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최근 경기 군포에서 쿠팡 물건을 배송 중이던 전문배송업체 소속 택배기사가 사망한 사건이 다시 국회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올랐다.
홍용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씨엘에스)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쿠팡의 새벽 배송 시스템에 대해 지적하는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지자 "(쿠팡의) 근로 환경이 열악하지 않다"고 맞받았다.
1970년생으로 경복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홍 대표는 사법연수원 32기로 검사 출신 법조인이다. 2016년 대전지검 근무 후 2017년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옮겼다가 지난 5월 CLS 경영지원 총괄 대표로 전격 영입됐다. 기업 법무 전반과 컴플라이언스, 안전보건, 인사 등 ESG 경영 강화 업무를 도맡고 있다.
홍 대표는 "쿠팡의 새벽배송 시스템은 노동자 건강에 심각한 문제와 영향을 준다", "야간 근로에 대해 추가로 더 인력을 넣어야 한다"는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적에 "쿠팡의 새벽 배송 근로 여건은 열악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영업점에 적정 물량을 위탁하고 상황이 변동되면 각 영업점이 조정해서 기사들이 과중한 업무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또 백업 기사를 둬야 영업점을 계약할 수 있는 원칙이 있고,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시스템이라 주 5일 이하로 근무하는 쿠팡 퀵플렉스 비중이 40% 넘는다"고 했다.
진 의원은 또 "쿠팡은 퀵플렉스에 대한 안전조치, 보건조치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관리할 의무가 있는데 최근 사망사고가 있었던 군포 영업점은 노동자가 사망한 후 뒤늦게 산재보험을 신고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홍 대표는 "쿠팡이 영업점의 안전조치, 보건조치 이행에 대해 관리하고 점검하고 있다"면서도 해당 영업점이 뒤늦게 산재보험을 신고한 것에 대해선 "언론을 통해 알게 됐다"고 했다. 아울러 "배송인력에 대한 산재보험 가입률이 91%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야간근로는 실제 근로한 시간에서 곱하기 1.3배로 계산해 총 근로시간을 추산하는데 쿠팡이 이를 간과한 것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진 의원은 "사망한 근로자가 주 52시간 야간근로했다고 했는데 야간근로는 1.3을 곱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67.6시간을 일한 셈"이라고 짚었다.
그러자 홍 대표는 "52시간을 정확히 근무했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영업점의 퀵플렉스를 직접 관리하지 않아 잘 모르지만 52시간이라고 발표한 것은 배송 관련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산한 최대치"라고 했다.
이날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쿠팡의 산재 사망자 수가 1명으로, 국내 어느 기업보다 안전하다고 소개한 쿠팡의 자체 홍보 자료에 대한 진위 여부를 두고 설전이 이어졌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20대 기업 산재 사망자 수는 219명으로, 이 가운데 쿠팡 사망자 수는 1명이다. 그러나 진 의원은 이 기간 쿠팡 내 산재 사망자 수는 3명으로, 숫자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에 홍 대표는 "해당 자료는 산업안전공단에서 국회에 제출한 것이고, 직업성 질병으로 사망한 것은 1명이 맞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외에 쿠팡이츠에서 교통사고로 2명이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3일 오전 4시44분께 경기 군포시 산본동 한 빌라 복도에서 60대 쿠팡 퀵플렉스 기사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 유족은 "노조와 정치권이 고인의 죽음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말아달라"는 입장이지만, 노조 측은 기자회견을 열고 "과로사가 명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쿠팡은 "지병으로 인한 사망이 밝혀졌고, 유가족이 노조의 정치적 활용을 중단해 달라고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 택배노조는 안타까운 죽음마저 악용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경찰은 A씨가 고혈압 지병을 앓았다는 사실을 인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부검을 맡긴 바 있다. 택배 업계는 "산재 사망자가 자주 발생하는 다른 택배 물류 기업은 놔두고, 쿠팡을 상대로만 과로사를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한편 이날 환노위 국감에선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이국환 대표도 출석해 질의를 받았다. 이 대표는 배민 라이더가 음식점 업주에게 폭행 당한 사건과 관련, "대처가 충분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또 '배민의 프로모션과 인센티브 지급은 속도 경쟁을 유발해 안전과 인센티브를 교환하도록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산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실습 교육장에 대한 추가 투자 등 노력을 하겠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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