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ENG·현대건설, 3.2조 '자푸라2 프로젝트' 수주
네이버·삼성물산·KT 등 우리기업 계약·MOU 체결
올해 수주 목표 350억달러(약47조원) 달성 주목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국토교통부 주관 수주지원단 '원팀코리아'가 사우디아라비아 순방에서 양손 가득 수주 성과를 안고 돌아온 가운데, 이러한 흐름을 타고 올해 해외건설업계가 연내 수주 목표액인 350억달러(한화 약 47조원)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25일 국토부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로부터 '자푸라2 가스플랜트 패키지2' 증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 프로젝트는 아람코가 중동 최대 셰일가스 매장지인 자푸라 지역에서 추진하는 플랜트 건설 사업으로, 계약금액은 약 24억달러(약 3조2000억원) 규모다.
또 네이버는 지난 3월 도시농촌주택부와 체결한 디지털 전환 협력 양해각서(MOU)를 기반으로 이번에 사우디 주택공사와 약 1억 달러 규모의 디지털트윈 플랫폼 구축·운영 계약을 체결했다.
국토부에서는 이번 수주가 지난 6월 아미랄 프로젝트 수주 사례처럼 우리 정부와 기업이 한 팀을 구성한 '원팀코리아'의 지속적인 고위급 외교활동의 성과로서, 양국 간 신뢰를 바탕으로 한 건설·인프라 협력의 지속성을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보고 있다.
계약까지 체결된 성과 외에도 다양한 MOU 성과가 이번 순방에서 나왔다. 건설업계에서는 크게 ▲삼성물산과 네옴의 '네옴 옥사곤 내 첨단건설 협력 MOU' ▲KT·현대건설과 사우디텔레콤의 '데이터센터 등 디지털 인프라 구축 MOU' 등이 체결됐고 ▲현대건설과 희림건축도 같은 날 사우디 투자부와 '부동산 및 인프라 분야 투자 개발사업 협력 MOU'를 체결했다.
원팀코리아 수주지원단의 수장으로서 이번 윤 대통령의 사우디 순방에 동행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양국 정상 외교 및 지속적인 원팀코리아 활동을 통해 대규모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수주했다"며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우리 기업이 체결한 디지털트윈 계약은 그간의 건설 협력을 기반으로 협력 분야를 확장해 나가는 플랫폼 역할로서 그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해외건설업계에서는 이번 순방성과를 비롯해 10월 실적을 합친다면 올해 해외건설 수주 누적액이 300억달러는 충분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우리 기업의 해외 건설 수주 누적액은 235억3000만달러(한화 약 31조5000억원) 수준으로 작년 동기(224억 달러)보다 5% 증가한 수치다. 이중 중동 지역 내 수주실적은 79억8000만달러로, 전체의 34% 수준에 달한다.
해건협은 3분기 보고서에서 최근 고유가 기조에도 사우디 등 중동 국가들이 시공사 선정 등에 신중한 분위기를 보이면서 3분기 실적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에 그쳤다고 분석한 바 있는데, 이달 예정돼 있던 큰 계약들이 차례로 성사됨에 따라 큰 폭의 실적 인상이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당초 정부의 올해 해외 건설 목표였던 350억달러 달성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해외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10월 성과를 합치면 300억달러는 넘을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연초에 국토부가 발표한 목표치인 350억달러를 올해 넘길 수 있을지는 아직 정확히 알 수 없다"며 "이번 순방에서 체결된 MOU나 협약의 경우에도 세부 내용을 다듬어서 내년께 (계약이) 나올 수도 있고, 올해 체결이 되더라도 업체에서 연말에 보고를 할지, 1월1일 이후 내년 실적으로 보고를 할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업계에서는 계약 체결 이후에도 최근 중동지역의 전쟁 상황 등 해외정세에 따라 미수금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MOU의 경우 향후 계약 시점에서 상황이 다시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불안요소로 제기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사우디나 중동 시장은 우리 기업들이 원래부터 좋아하는 시장이었기 때문에 이번 성과도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해외건설이라는 것은 설계도면 작성 등 준비기간이 상당히 오래 걸리다 보니 실질 계약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소요가 된다"며 "또 향후 100억달러 이상의 초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임기 내 500억달러 달성이라는 목표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UAE 원전의 사례처럼 간혹 손해가 수주액 이상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건설사들도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측면이 있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gahye_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