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영호남 의원, 산은 본점 이전 유치 경쟁…박재호 "부산 와야" 김성주 "전북 와야"

기사등록 2023/10/24 15:01:26

산은 노조, 본점 이전 반대…강석훈 "노조 부분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강석훈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3.10.24.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정치권은 24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한국산업은행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부산 남구을이 지역구인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부산 촌동네에서 온 국회의원 박재호"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지방 젊은이들이 자기를 소개할 때 지방에 사는 죄인이라고 얘기한다"며 "젊은 사람들은 서울에 올라올 돈도 없고 부모가 어려우면 지방에 사는데 지방에 사는 죄인이라고 본인을 소개한다. 서울과 수도권이 아니면 모두 다 시골, 촌동네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국가는 어쨌든 골고루 잘 살게 하는 게 일이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수도권은 IT, 반도체, 바이오를 중심으로 성장을 했다"며 "지방은 전통 제조업 중심으로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에게 "법 개정이 안되면 할 일이 없다는 자세가 아니라 노조도 만나서 설득해야하고, 부산 이전에 대한 공론의 장도 만들어서 토론도 하고, 모든 의원들을 만나서 직접 설득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산업은행 노조는 부산 이전에 반대하고 있다.

강석훈  회장은  박 의원에게 "노조 부분은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 토론회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산업은행법은 본점을 서울에 둔다고 규정하고 있다. 본사 이전을 위해서는 산업은행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은 산업은행의 경쟁력 훼손 가능성 등을 이유로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전북 전주병이 지역구인 같은당 김성주 의원은 지역 균형발전 취지라면 부산이 아닌 더 낙후된 전북 등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김 의원은 "부산보다 더 촌동네인 전북에서 온 김성주"라며 "산업은행이나 금융계에서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 필요성에 대해서 설명하는 논리가 있다. 지역 주력사업 재도약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업은행 동남권 현실을 살펴봤다. 현재 60개 산업은행 지점 중 8개가 동남권에 있다.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이 있다"며 "해양산업금융본부, 동남권투자금융센터가 이전을 했다. 어떻게 보면 수도권과 맞먹는 규모의 지원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기존 8개 지점과 본부급 부서의 이전으로는 안되고 굳이 본점이 (부산으로) 가야하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강 회장은 "그쪽 지역의 경제 부흥과 경제성장 동력 창출을 위해 많은 인원들이 가서 일을 하려고 하고 있다"고 답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강석훈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국정감사에서 넥타이를 고쳐매고 있다. 2023.10.24. suncho21@newsis.com
김 의원은 "제조업 재도약에 산업은행이 도움이 될 거라는 논리를 가지고 있다. 대개 일반적으로 금융 수요라고 하는 것은 어떤 특정 산업이 발전하면서 자금 수요가 따라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산은이 이전한다고 해서 과연 동남권 제조업의 부흥을 위한 금융 지원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강 회장은 "대한민국이 재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동남권이 최근에 대두되고 있는 디지털 전환이나 그린 전환을 적극적으로 해야 그 지역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떄문에  현재 그 자금 수요만 해도 굉장히 많다고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스타트업 발굴과 창업 생태계를 위해서 산업은행 역할이 필요하다고 한다"며 "현재 벤처기업 65%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현재 숫자를 보면 동남권과 충청권이 비슷한데 차라리 수도권에 두는데 벤처 생태계에 바람직한 것 아니냐"고도 물었다.

강 회장은 "서울 지역에서는 VC(벤처 캐피탈)나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부산 금융중심지 기반 조성을 위해 산업은행이 이전하겠다는 건데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만약 산업은행을 균형발전을 위해서 낙후지역으로 이전한다고 하면 전북과 같은 곳으로 가야 되지 않겠냐"고도 꼬집었다.

이어 "전북은 국민연금과 같은 중장기 투자를 해 온 기관이 있기 때문에 장기 투자를 해 온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오히려 국민연금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거두는 훨씬 더 낫지 않겠냐. 산업은행은 왜 굳이 부산으로 가려고 하느냐"고 했다.

강 회장은 "부산 이전이 균형발전적 요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균형발전 측면 보다는 동남권 지역을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든다는 정책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왜 굳이 부산으로 가고자 하는가에 대한 정치적 논리 외에 경제적 논리가 무엇인가가 충분히 설명될 수 있어야 된다"며 "균형발전이라고 하는 담론 외에 산업 발전을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 그를 위한 산업은행의 논리는 무엇인가가 명확해져야 국회에서 입법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강 회장은 "지적하신 부분에 100% 동감을 한다. 법안소위가 시작되는 즈음에 말씀한 부분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가지고 위원들께 구체적으로 설명을 드릴 예정"이라며 "그때 좋은 의견을 주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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