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에 구호트럭 20대 추가 진입…'하마스 전용' 우려도[이-팔 전쟁]

기사등록 2023/10/24 06:43:08 최종수정 2023/10/24 07:42:53

필요 물품 4%도 안 돼…"새 발의 피 불과"

"유엔, 하마스의 전용 징후 면밀히 주시 중"

[라파=신화/뉴시스] 지난 22일(현지시각)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구호 물품을 실은 트럭이 이집트 라파 국경을 통해 가자 지구로 들어가고 있다. 2023.10.24.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가자 지구에 인도주의 구호 물품을 실은 트럭이 반입되기 시작한 지 3일 차인 23일(현지시간) 구호 트럭 20대가 추가 반입됐다고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밝혔다.

CNN에 따르면 OCHA는 이날 구호 트럭 20대가 라파 검문소를 통과해 가자 지구로 들어왔다고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트럭 10대에는 유엔이 지원하는 물, 식량, 의약품이 실려 있으며, 나머지 10대에는 이집트 적신월사(이슬람권 적십자사) 보급품이 실렸다고 설명했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이건 새 발의 피(a drop in the bucket)에 불과하다"며, 더 많은 구호 물품이 가자 지구에 반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인도주의 구호품 진입을 위한 라파 검문소 통행이 시작된 지난 21일과 22일 총 34대 트럭이 가자 지구에 들어갔다.

지난 7일 하마스의 '알아크사 홍수' 기습 작전으로 전쟁이 개시되기 전 가자 지구에 들어간 일평균 물품의 4%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구호품에 연료는 포함되지 않았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이틀 내 가자 지구에 있는 연료 비축량을 모두 소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OCHA는 성명에서 "연료가 없다는 건 담수화가 불가능해 거의 모든 구호 물품 전달 작업을 물 수송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연료 없인 빵집도, 병원도 없다"고 호소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유엔이 하마스의 인도주의 물품 전용 징후를 면밀히 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인도적 지원이 가자 지구에 도착하면 유엔 기구들이 전달한다"며 "현재까지 유엔 기구가 우리에게 전달한 하마스의 전용 징후는 없다"고 했다.

또 하마스가 민간인 원조를 전용할 수 없도록 유엔이 "여러 가지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라파=AP/뉴시스] 23일(현지시각) 가자 지구 라파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에서 생존자를 찾고 있다. 2023.10.24.

OCHA는 현재까지 가자 지구에서 이주민이 약 140만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약 58만명은 UNRWA가 지정한 긴급 대피소 150곳에 피신 중이다. 평균 수용 인원의 2.5배 이상에 달하는 수준이다.

가자 지구 최대 병원인 가자시티 시파병원은 현재 수용 가능한 환자 수인 700명보다 훨씬 많은 약 5000명 환자를 치료 중이다. 병원 안팎에선 이주민 4만5000명이 피난 중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9일 총 62건의 공격으로 의료 시설 19곳과 구급차 63대가 피해를 입었다고 발표했다. 가자시티와 가자 지구 북부 7개 병원은 전력 및 물자 부족, 대피 명령 등으로 폐쇄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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