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빈 살만과 '수소 이니셔티브'…"한-사우디, '중동2.0' 관계로 전환"(종합)

기사등록 2023/10/23 01:30:08 최종수정 2023/10/23 05:44:52

윤 "포스트오일 시대, 최적 파트너"

윤 "원유시장 안정 리더십 발휘하길"

빈 살만 "윤과 자주 소통하길 기대"

윤, 사우디 기마부대 호위 받아

[리야드=뉴시스] 전신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리야드 야마마궁에서 열린 한-사우디 협정 및 MOU 서명식을 마친 뒤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와 함께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0.23.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 양소리 김승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수소 오아시스 협력 이니셔티브'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약속했다. 대통령실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첫 사우디 국빈방문을 한 윤 대통령이 탄소 기반의 중동 1.0 관계를 탈탄소 기반의 '중동 2.0'으로 전환하는 역사적 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리야드 야마마궁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을 한 뒤 오찬, MOU 체결을 이어갔다. 두 정상은 약 1시간39분 동안 경제부터 안보까지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두 정상은 먼저 궁내 회담장에서 47분간 회담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작년 11월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한 이후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사우디를 국빈방문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우리 기업이 사우디에 진출한 지 5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라며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양국 관계를 더욱 심화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빈 살만 왕세자는 윤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하며 "사우디의 국가발전 전략인 '비전 2030' 중점 협력 국가인 한국과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비전 2030'은 석유 의존 경제에서 벗어나 민간 경제를 육성하려는 사우디의 국가 목표다.

그는 이어 "이를 위해 윤 대통령과 더욱 자주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빈 살만 왕세자가 한국을 찾은 이후 S-Oil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 개최(2023.03), 벤처 투자를 위한 1억6000만 달러(약 2164억원) 규모 한-사우디 공동펀드 조성(2023.06), 중소기업의 사우디 진출을 지원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리야드 개소 등 실질적인 성과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6월 현대건설이 석유화학 플랜트를 건설하는 '아미랄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알렸다.

윤 대통령은 "네옴, 키디야, 홍해 등 메가 프로젝트에도 우리 기업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왕세자와 사우디 정부가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포스트 오일 시대 한국은 사우디의 최적의 파트너"라며 "양국 관계가 전통적인 에너지, 건설 등의 분야에서 자동차, 선박도 함께 만드는 첨단산업 파트너십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광, 문화교류 분야에서도 협력이 확대되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제 원유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한 현 상황에서 에너지 시장의 핵심 국가이자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가 시장안정을 위한 리더십을 발휘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관광, 스마트팜, 특허, 해운 및 해양수산, 통계, 사이버안보, 식약규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리야드=뉴시스] 전신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리야드 야마마궁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와 한-사우디 회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0.22. photo1006@newsis.com

중동 정세와 안보 문제 역시 주요한 논의 주제였다.

두 정상은 '이스라엘-하마스' 간 무력 충돌로 불안이 가중된 중동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인도적 지원 등 필요한 협력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윤 대통령은 24일부터 26일까지 리야드에서 개최될 '제7차 미래 투자이니셔티브'의 주빈으로 특별 세션에 참석할 예정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에 사의를 표하고 윤 대통령의 참석으로 미래 투자이니셔티브의 위상과 영향력을 대폭 강화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이어 46분간 오찬을 하며 양국의 산업, 사회, 문화, 관광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했다. 오찬에는 회담에 배석한 수행원들도 함께 참석했다.

오찬을 마친 뒤 두 정상은 '협정 및 양해각서(MOU) 서명식'에 임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외교관·관용 여권 소지자에 대한 사증 면제 협정, 한-사우디 전략파트너십 위원회 설립 MOU, 수소 오아시스 협력 이니셔티브, 통계분야 협력에 관한 이행 프로그램 및 식품 및 의료제품 분야 협력 MOU의 서명이 이루어졌다.

양국 정상은 '전략파트너십 위원회'의 세부사항을 규정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게 됐다며 환영했다. 윤 대통령은 작년 11월 빈 살만 왕세자가 한국을 찾았을 때 '전략파트너십 위원회' 설립에 합의하며 두 정상이 공동 위원장을 맡기로 결정했다.

양국은 또 수소 오아시스 협력 이니셔티브를 통해 수소 생산부터 유통, 활용, 제도 등 수소 생태계 전반에 걸친 협력을 약속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수소는) 가장 이상적인 무탄소 에너지원 중 하나"라며 "세계 최대 수소 수출국을 목표로 하는 사우디와 수소차, 연료전지 등 수소기반 산업에서 최선도국인 대한민국은 수소 협력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최 수석은 "양국은 청정수소 생산-유통-활용 등 밸류체인 별로 워킹그룹을 운영하여 양국 기업 간 협력과제를 체계적으로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의 최대 원유 공급국인 사우디에서 수소 협력을 약속한 것도 주목할 지점이다.

사우디 '비전 2030'의 핵심은 신산업·중소기업 육성 등 일자리 창출과 청정에너지 부문 강화다. 수소 이니셔티브는 바로 이 청정에너지 부분의 대표적인 협력 사업이다.

최 수석은 "첨단 제조기술과 단기간에 성공적인 산업발전 경험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는 사우디 비전 2030의 대표적인 중점협력국으로서 최적의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한편 빈 살만 왕세자는 국빈 방문을 한 윤 대통령을 위해 화려한 공식 환영식을 열었다. 윤 대통령과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탄 차량이 궁전 입구로 들어서자 기마부대가 정원 안으로 호위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차량에서 내린 윤 대통령 부부를 직접 영접했다. 두 사람은 레드카펫을 따라 걸으며 사우디 의장대를 사열했다.    

[리야드=뉴시스] 전신 기자 = 22일(현지시간) 리야드 야마마궁에서 사우디 기마부대가 윤석열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을 호위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0.22. photo100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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