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물 소진 이후 매매 거래량 감소…집값 상승폭 축소
경기 침체·추가 금리 인상 불확실성 여전…"관망세 지속"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추석 연휴 이후로는 매수 문의가 끊겼어요."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대장주로 불리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단지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정부의 규제 완화 이후 거래가 늘어나더니, 급매물 소진 이후에는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호가가 조금씩 오르면서 매수세가 사라졌다"며 "매수 대기자들이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며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급매물 소진 이후 매도자와 매수자간 눈치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관망세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또 호가가 오르면서 매도·매수자 간 줄다리기가 팽팽해지면서 회복세를 보이던 거래량도 주춤하고, 매물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감소하는 양상이다.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9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085건으로 집계됐다. 아직 신고 기한이 남아있지만, 전달(3840건) 수준에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회복세를 보이던 상반기와 다른 양상이다.
매물도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 수는 이날 기준 7만5187건으로, 지난달(7만4050건)과 비교해 1.5% 증가했다. 자치구별로 마포구(2980건→3190건)와 동작구(2828건→3027건)가 7.0% 증가했다. 이어 중구(920건→979건), 성북구(3130건→3320건), 양천구(3006건→3166건), 동대문구(2430건→2539건)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둔화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지난 9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주 전보다 0.0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3주째 상승세지만, 상승 폭은 전주(0.08%)보다 0.02%p(포인트) 줄었다.
서울은 0.10%에서 0.07%로 상승 폭이 축소됐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보합을 기록한 강북구를 제외하고 모두 상승세를 기록했다.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종로구로 0.14%를 나타냈다. 용산구(0.13%) 동대문구(0.13%) 강서구(0.12%) 영등포구(0.12%) 등이 뒤를 이었다. 도심에서 가까운 대단지와 선호도 높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부동산 시장에선 고금리 기조와 가격 고점 부담 등으로 시장 정체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주담대 금리 상단은 연 7%를 찍었다. 코픽스는 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9월 코픽스에 따르면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82%로 전월(3.66%) 대비 0.16%p 상승했다. 신규 코픽스는 5월과 6월에 2개월 연속 상승했다가 7~8월 소폭 하락한 뒤 석 달 만에 오름세로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와 추가 금리 인상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아 매도자와 매수자 간 줄다리기 국면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경기 침체와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요 단지의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고, 거래량도 줄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가 더욱 짙어지면서 매도자와 매수자간 눈치싸움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급매물 소진 이후 관망세가 짙어지고, 금리까지 오르면서 매매 거래가 얼어붙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실수요자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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