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에 5명 이상 모이면 위험징후 감지
연말까지 번화가 71곳에 909대 설치
서울시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 1주기를 앞두고 대규모 밀집 행사와 관련해 또 다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난안전시스템을 강화했다.
14일 시에 따르면 올해 핼러윈 기간부터 인파 밀집도를 자동 측정하는 '지능형 인파 감지 시스템'을 본격 가동한다.
서울 시내 번화가에 폐쇄회로(CC)TV를 통해 ㎡당 밀집 인원 수를 자동으로 측정해 준다. CCTV가 24시간 촬영한 거리 영상은 관할 구청의 CCTV 관제센터로 실시간 전송되고, 이 센터에 있는 인파 밀집도 영상 분석 서버가 자동으로 영상을 분석해 사람 수를 세는 방식이다.
자치구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단위 면적 1㎡당 2~3명이 모이면 '주의', 3~4명은 '경계', 5~6명 이상은 '심각' 단계로 분류한다.
밀집도가 1㎡당 5명 이상이 모여 '심각' 단계가 될 경우 즉시 서울시와 경찰, 소방 상황실에 사이렌이 울리면서 촬영 영상과 분석 결과가 전파된다.
동시에 현장에 설치된 밀집정보 알림 전자표지판에 '심각' 정보가 뜨고, 해당 지역 주민에게는 재난 알림 문자도 전송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심각단계가 되면 인파의 전체 규모와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당 지점 인근 5곳의 CCTV 영상이 제공된다"며 "각 상황실에 경광등도 설치해 근무요원이 즉각 확인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각 단계가 떴다고 해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현장 대응에 나서는 단계라고 이해하면 된다"며 "한명이라도 넘어지면 사고는 순식간에 발생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시는 올해 핼러윈 기간에 인파 밀집이 예상되는 14곳에 '인파감지 시스템'을 본격 활용한다. 14곳은 ▲종로구 익선동 ▲용산구 이태원 ▲성동구 성수동 카페거리, 왕십리역 인근 한양대 상점가 ▲광진구 건대입구역 ▲서대문구 신촌~연세로 ▲마포구 홍대 레드로드 ▲강서구 발산역 일대 ▲영등포구 문래동 맛집거리 ▲관악구 샤로수길, 신림역 ▲강남구 강남역, 논현역, 압구정 로데오거리다.
아울러 재난안전상황실 기능도 강화했다. 담당 조직을 팀에서 과로 격상하고, 상황 관리 인력을 11명에서 20명으로 확대했다. 서울시 상황실은 119상황실과 100% 시스템을 연계했다.
시는 재난안전상황실에 서울 전역에서 벌어지는 재난 현장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이른바 '미러링 시스템'도 구축했다.
119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이 몸에 착용한 바디캠으로 촬영한 영상과 현장 지시 내용 등을 상황실 대형 상황판에서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또 25개 자치구에는 재난상황만 24시간 모니터링하는 '재난안전상황실'을 설치됐다. 일반 민원과 재난파악을 모두 담당해야하는 당직실의 기능을 분리해 재난 대응력과 전문성을 근본적으로 개선했다.
뿐만 아니라 상업시설 인파 밀집지역 내 위반건축물의 적발·조치도 이뤄졌다. 상업시설이 밀집한 지역의 인파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신촌역, 홍대입구 등 75개 구역에서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 건축 및 무단 적치물 위반행위 2611건을 적발하고 조치했다.
시는 핼로윈 기간을 대비해 광진구, 경찰, 소방과 합동으로 25일 건대입구역 '건대맛의거리'에서 인파 밀집 사고를 가정한 실전훈련을 실시한다. 거리에 실제로 인원을 배치하고, 1㎡당 3명에서 5명 내외까지 순차적으로 인파 밀집도를 높여가면서 인파감시 시스템을 실시간으로 가동하고 인파 분산을 위한 조치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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