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디즈니 구독료 올리면…티빙·웨이브 "우린 할인"

기사등록 2023/10/13 07:00:00 최종수정 2023/10/13 07:36:06

티빙·웨이브, 이달 연간 이용권 할인 행사 중

글로벌 OTT 구독료 인상과는 다른 행보

[서울=뉴시스] 13일 업계에 따르면 티빙은 지난 11일부터 다음 달 30일까지 연간 이용권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사진=티빙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티빙, 웨이브가 이달 연간 이용권 할인 이벤트로 구독자 확보에 나섰다. 최근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들이 잇달아 구독료를 인상하거나 인상할 조짐을 보이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장기간 유료 구독자 수를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티빙은 지난 11일부터 다음 달 30일까지 연간 이용권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티빙은 이 기간에 베이직, 스탠다드, 프리미엄 멤버십 연간 이용권을 각각 6만6000원, 9만원, 11만4000원에 판매한다. 평상시에도 연간 이용권을 25%를 할인해 각각 7만1000원, 9만8000원, 12만5000원에 판매했던 걸 고려하면 이번에 약 8~10%를 더 할인한 셈이다.

티빙이 올해 기준 구독료 할인 이벤트를 연 건 지난 4월 이후 두 번째다. 4월 당시 티빙은 오리지널 드라마 '방과 후 전쟁활동' 흥행 기념으로 7일간 연간 이용권을 기존보다 약 27%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했다.

[서울=뉴시스] 웨이브는 추석 연휴와 함께 다음 달 6일 오리지널 드라마 '거래' 공개를 맞아 다음 달 22일까지 다회선 연간 이용권을 33% 할인한다. (사진=웨이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웨이브도 올해 기준 네 번째 구독료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오리지널 드라마 '거래' 공개 기념으로 오는 22일까지 스탠다드와 프리미엄 멤버십 연간 이용권을 각각 8만7500원, 11만1500원에 판매한다. 기존 가격이 10만9000원, 13만9000원인 점을 고려하면 약 25% 할인된 셈이다.

웨이브는 '모범택시2', '박하경 여행기', '거래' 등 기대작이 나올 때마다 구독료를 할인해 왔다. 이밖에 지난 8월에는 신세계와 제휴해 신세계 유료 멤버십(유니버스 클럽) 회원 한정으로 스탠다드 이용권 5개월 치를 할인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러한 토종 OTT의 잇따른 구독료 할인 행진은 글로벌 OTT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다. 넷플릭스는 구독료 할인이 없고 디즈니플러스도 최근 구독료 인상에 앞서 연간 이용권 할인 프로모션을 한 번 한 게 전부다.

토종 OTT들이 글로벌 OTT와 달리 현재 수익이 좋아 할인 행사를 하는 것도 아니다. 티빙과 웨이브의 지난해 영업손실액은 각각 1192억원, 1217억원으로 오히려 글로벌 OTT처럼 요금 인상, 광고 요금제 도입 등 적자 개선을 위한 해결책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부산=뉴시스] 윤정민 기자 =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왓챠 등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4사 대표 및 임원이 7일 오후 1시 부산 해운대구 더베이101에서 열린 'K-OTT 미디어데이'에 참석했다. 왼쪽부터 허승 왓챠 이사, 최주희 티빙 대표, 이태현 웨이브 대표, 김성한 쿠팡플레이 대표. 2023.10.07. alpaca@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토종 OTT들도 요금 인상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지난 7일 부산에서 열린 국제 OTT 페스티벌에 참석한 최주희 티빙 대표, 이태현 웨이브 대표 등 토종 OTT 대표들도 현재 요금제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구독료 할인 행사는 새 소비자를 끌어들이면서도 1년간 이들을 유료 구독자로 잠글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지난 5월에 발표한 'OTT 서비스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티빙과 웨이브 서비스 지속 이용 의향 이유(중복응답)로 '구독료 할인이 돼서'를 꼽은 비율이 각각 13.9%, 19.9%였다. 특히 웨이브의 경우 '구독료 할인'이 서비스 지속 의향 이유 3위로 지목된 만큼 저렴한 구독료는 토종 OTT 이용 주 이유로 꼽히고 있다.

결국 토종 OTT 입장에서는 이러한 구독료 할인으로 정체기를 앞둔 국내 OTT 시장에서 새 구독자들을 더 많이 끌어모으는 데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alpaca@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