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째 코스피 떠나는 외인…이유는

기사등록 2023/10/10 10:56:05 최종수정 2023/10/10 12:32:03

"단기적으로 조정 장세 가능성"

개인 투자자들도 '순매도' 전환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2408.73)보다 27.85포인트(1.16%) 상승한 2436.58에 장을 열었으며,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816.39)보다 4.83포인트(0.59%) 오른 821.22에 거래를 시작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49.3원)보다 1.5원 내린 1348.4원에 출발했다. 2023.10.10. ks@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12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로 위축됐던 투자 심리가 회복되기 전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발생해 단기 악재로 작용하는 양상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은 1148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이달 내내 팔아치우고 있는 외국인은 12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다.

직전 거래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순매수해왔던 개인마저 팔자 전환해 2267억원어치를 순매도 중이다. 반면 기관만 홀로 3532억원 순매수에 나서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0.30(1.26%) 상승한 2439.03를 가리키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면전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불확실성에 따른 유가 재급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이로 인해 물가가 안정되지 않으면 고금리 장기화 명분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가는 다시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94달러대까지 치솟았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80달러대 초반까지 내려왔지만 9일(현지시간) 다시 86달러대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양국간 대규모 교전 지속은 달러와 유가의 하방 경직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단기적으로 고금리·강달러 지속 우려로 금리 안정화에 의한 안도 랠리 유인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말 중 발생한 지정학적 돌발 변수가 주중 증시 방향성을 다시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면서도 "이란 혹은 사우디의 직접적인 개입과 같은 사태로 이어지지 않는 이상 충격과 지속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여 기존 증시 경로나 인플레이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정책 전망의 큰 변화를 유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도 "과거에 있던 제1~4차 중동전쟁과 같이 증시가 장기간 영향 받을 가능성은 비교적 낮을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일부 원유를 두고 수급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단기적으로 조정 장세가 시현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 연구원은 "특히 이번 전쟁으로 이스라엘과 사우디간 외교 관계 수립으로 기대됐던 사우디의 원유 증산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이 기대했던 인플레이션 둔화가 지연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는 전반적인 불확실성 증대로 이어지면서 주식 등 위험자산 시장 전반에 단기적인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무력 충돌로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에 대비해 일일 점검 체계를 강화하는 등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해 "향후 사태가 장기화되거나 주변국의 참전으로 군사적 충돌이 확산되는 양상을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이 현재 가동 중인 관계기관 합동 시장검검·대응 체계를 기반으로 채권·단기자금시장 및 주식시장의 자금 흐름과 금융회사 외화유동성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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