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즐긴 우상혁·바르심…뜨거웠던 항저우의 밤

기사등록 2023/10/05 01:04:36 최종수정 2023/10/05 01:34:03

우상혁 "바르심과 선의의 경쟁, 재미있어"

금메달 딴 바르심도 "즐거웠다" 소감 남겨

[항저우=뉴시스] 정병혁 기자 = 우상혁이 4일 오후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 37cm에 실패한 후 카타르 바르심과 인사하고 있다. 우상혁은 카타르 바르심에 밀려 은메달을 차지했다. (공동취재사진) 2023.10.04. jhope@newsis.com
[항저우=뉴시스]김주희 기자 = 세계 최정상급 점퍼들이 항저우 하늘을 날았다.

우상혁은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3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손에 넣었다.

현역 최강 선수로 불리는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이 2m35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날 우상혁과 바르심은 열띤 경쟁을 펼쳤다.

2m와 2m10을 패스한 우상혁은 2m15부터 2m33까지 모두 한 번에 넘었다. 그러나 자신의 개인 최고 타이 기록인 2m35를 첫 시도에서 실패했다.

2m19부터 출발한 바르심은 거침 없이 바를 넘었다. 2m35까지 단 한 번의 실패 없이 모두 성공으로 연결했다. 2m35는 2014년 인천 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아시안게임 타이기록이다.

그러자 우상혁은 바를 2㎝ 올려 2m37에 도전했다. 하지만 역시 바가 다리에 걸렸고, 우상혁의 은메달이 확정됐다.
[항저우=뉴시스] 정병혁 기자 =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우상혁이 수상자 및 시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10.04. jhope@newsis.com

바르심과 우상혁의 기록에서 보듯, 이들의 대결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 최정상급' 수준이었다. 직전 대회인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남자 높이뛰기 우승자인 왕위(중국)의 기록은 2m30이었다.

경기를 마친 뒤 우상혁은 "바르심과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재미있고, 흥미로웠다"며 "서로 시너지가 나서 넘을 수 있었다. 경쟁을 하고, 의욕을 끌어 올려 서로 1차 시기에 다 넘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바르심도 마찬가지다. 바르심은 이날 믹스드존에서 우상혁과 함께한 경기에 대해 "즐거웠다"는 소감을 남겼다.

대회 조직위원회와 인터뷰에서는 "기분이 정말 좋다"며 기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대회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던 그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는 부상으로 참가할 수 없었다.

5년 전을 돌아보며 경기에 나서고 싶었던 열망을 드러낸 바르심은 "큰 부상을 딛고 세 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서 정말 기쁘고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바르심은 세계선수권에서도 2017년 런던부터 2019년 도하, 2022년 유진까지 3연패를 거뒀다. 올해 열린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는 동메달을 따냈다. 아쉬울 법도 하지만, 전혀 개의치 않은 모습이었다. 바르심은 "실망이라니, 나는 역사를 만들었다. 높이뛰기 선수 중 세계선수권에서 다섯 개(금3·은1·동1)의 메달을 딴 유일한 선수다. 그건 정말 대단한 것"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내년 열리는 파리 올림픽에서도 바르심은 우상혁의 강력한 경쟁자다. 바르심은 파리 올림픽 계획을 두고 "지금은 일단 휴가가 필요하다.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지켜보겠다"며 여유를 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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