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주쓰레기 방치한 민간기업에 사상 첫 벌금 2억원 부과

기사등록 2023/10/04 15:53:22 최종수정 2023/10/04 18:22:04

FCC, 위성방송사에 첫 벌금 집행

궤도에 인공위성 약 3만6000개 쌓여

"출퇴근길 혼잡 고속도로같은 상황"

[서울=뉴시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자국 위성방송 통신사에 사상 처음으로 우주 쓰레기에 대한 벌금을 부과했다고 미국 스페이스닷컴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사진은 지구 궤도 상에 분포한 우주 쓰레기의 모습 예상도. (사진=미국 항공우주국) 2023.10.0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동현 인턴 기자 = 미국 정부가 우주 쓰레기를 지구 궤도에 방치한 민간 기업에 사상 처음으로 벌금 부과 처분이 내려졌다.

3일(현지시간) 미국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자국 위성방송 통신사 디시네트워크(DISH Network)에 에코스타-7 위성을 지구 궤도에서 안전하게 이탈시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벌금 15만 달러(약 2억 원)을 부과했다.

2002년 발사된 이 위성은 원래 2022년 5월에 지구 궤도를 벗어나 폐기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위성의 연료가 바닥나면서 회사는 위성을 정지궤도 상공의 지정된 폐기 구역에서 약 178㎞ 떨어진 곳에 방치했다.

FCC는 성명을 통해 "운영 수명이 다한 위성을 폐기하지 않은 것은 FCC의 통신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우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벌금을 집행한 첫 번째 사례"라고 밝혔다.

지구 궤도에 방치된 폐기 위성과 로켓 잔해 등 우주 쓰레기는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유럽우주국은 지구 궤도 상에 10㎝ 이상 크기의 우주 쓰레기가 지난달 12일 현재 약 3만6000개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우주 쓰레기 외에도 지구 궤도에 있는 인공위성의 수는 전례 없는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향후 10년 동안 4만대 이상의 스타링크 인터넷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며, 미국 아마존(Amazon)의 '카이퍼 프로젝트(Kuiper project)'는 3200대의 위성으로 구성된 우주선 발사를 구상 중이다.

인공위성이 지구 궤도에 적절하게 진입하지 못하면 지구를 둘러싼 우주 공간에 위험한 상황이 조성될 가능성이 크다. 하버드대학교의 천문학자인 조나단 맥도웰은 이 같은 상황과 관련해 "눈보라가 몰아치는 출퇴근길에 모든 사람이 엄청난 속도로 차를 모는 고속도로와 같은 상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FCC 집행국의 책임자 로얀 에갈은 "위성 발사와 관리시스템 가동 등이 보편화하고 우주 경제가 가속화함에 따라 우리는 사업자가 규정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라며 "이번 벌금 부과는 우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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