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뛰고 은행채 풀려"…대출금리 더 오른다

기사등록 2023/10/04 10:20:20 최종수정 2023/10/04 12:06:05

5대 시중은행 주담대, 하단 4% 상단 7.1% 넘어가

대내외 요인에 조달비용 상승, 향후 대출금리 영향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번 달 들어 5대 은행 가계대출이 8천억 원 늘며, 가계 빚 증가세가 꺾이질 않고 있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14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1조 6216억 원으로, 8월 말(680조8120억원)보다 8096억원 늘었다. 사진은 18일 오전 서울 시내 은행의 대출장구 모습. 2023.09.18.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고금리 장기화 전망에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선 은행채 발행한도가 풀리고 예금금리도 오름세다. 이 같은 대내외 요인에 대출금리가 앞으로도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는 이날 기준 4.17~7.121%로 집계됐다.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상단이 7.1%를 넘어섰다. 주담대 5년 고정형 금리는 4.00~6.441% 수준으로 나타났다. 고정금리 역시 하단이 4%대로 올라섰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금리 정책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커지는 가운데,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3일(현지시간) 연 4.8%를 넘어섰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오후 기준 4.8%를 돌파했다. 오전 중 4.7%를 넘으면서 2007년 8월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지난달 27일 4.5%를 넘어선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채권 금리 급등의 배경으로는 연준의 고금리 정책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자리한다.

국내에선 은행채 발행한도가 풀리고 예금금리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달부터 은행채 발행 제한을 폐지키로 했다. 은행권의 과도한 수신경쟁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최근 지난해 9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은행들이 고금리로 예치한 116조원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은행채 발행이 늘고 예금금리가 상승하는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 순발행액 규모는 지난 8월 3조7794억원에 이어 9월 4조6800억원을 기록했다. 대출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은행채(무보증·AAA) 만기별 평균금리는 지난달 27일 기준 6월물 3.991%, 1년물 4.056%, 2년물 4.259%, 5년물 4.488% 등으로 나타났다.

8월초와 비교해 각각 0.2%포인트 넘게 올라간 수치다. 8월1일 만기별 평균금리는 ▲6월물 3.771%로 0.220%포인트 ▲1년물 3.838%로 0.218%포인트 ▲2년물 4.007%로 0.252%포인트 ▲5년물 4.251%로 0.237%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은행들은 기업대출 등 수요에 대비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은행채 발행과 함께 수신금리를 높이고 있다. 이날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전국 19개 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36개 중 14개가 우대금리 포함 최고 4% 이상의 금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4일 5개에서 22일 10개로 배가 된 이후 계속해서 늘고 있다. 5대 시중은행도 잇달아 정기예금 금리를 4% 이상으로 높이며 가세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대내외 요인은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을 높여 향후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급증하는 주담대와 자영업자 대출의 부실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금융업권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올해 상반기 634조961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상반기 527조4244억원에서 2년간 107조5370억원 급증한 규모다. 경기침체와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할수록 자영업자들의 소득이 줄고 상환 능력이 약화되면서 부실 리스크가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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