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필모, 과기정통부·KCA 자료 인용…"정부, KT에 사기당해"
KT 2021년 성능불합격률 11.4%…SKT보다 10.89배 높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인용해 "2021년 KT 무선국 변경검사 결과 성능 불량률이 11.43%로 검사 제도를 완화할 수 없을 정도의 성능 불합격"이라고 4일 밝혔다.
KT는 지난해 7월 중간요금제 출시 관련해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통신3사 대표 간담회에서 무선국 변경검사 개선 등을 건의했다.
무선국은 전파를 사용하는 무선설비 등을 말하며 기지국 검사는 기술 기준과 무선종사자 자격 등을 확인하고 전파 혼·간섭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 통신 품질을 제고하려는 제도다.
기지국이라 불리는 이동통신용 무선국은 새로 설치할 때 10% 표본만 검사하는 준공검사와 변경 사항이 있을 때 전수 검사 하는 변경검사가 있다. KT는 이러한 변경검사를 전수검사에서 표본검사로 바꿔 달라고 요청했다.
과기정통부는 이에 응해 같은 해 12월 전파법 시행령을 개정해 표본검사로 제도를 변경했다. 과기정통부는 시행령 개정 당시 "디지털산업 활력 제고를 위한 전파 규제혁신 방안"이라며 "이동통신용 기지국의 변경검사에서도 전수검사 방식 대신 표본추출 방식으로 검사할 수 있도록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의원은 "규제 완화 민원을 제기한 KT 무선국 성능이 떨어진다"며 이러한 규제 완화가 합리적인 개선이 맞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예컨대 KT는 2021년 무선국 4638개소에서 변경검사를 받았는데 530개소(11.43%)가 성능 불합격을 받았다.
정 의원은 "열 번에 한번은 성능 불량인 셈으로 KT 이동통신 이용자들의 통화 품질에 더 문제가 발생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4.96%), SK텔레콤(1.05%)과 비교하면 성능 불량률이 최대 10.89배 높았다.
KT의 지난해 성능 불량률도 8.37%에 달했다. LG유플러스가 0.93%, SK텔레콤은 0.38%였다.
정 의원은 "KT는 이러한 사실을 숨기고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규제개선을 건의한 셈이고 과기정통부 장관은 간단한 실태조차 확인하지 않고 법령을 개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능 불합격이 다수 발생하는데 검사제도를 완화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과기정통부가 KT를 일부러 봐준 것이 아니라면 KT가 과기정통부를 속인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과기정통부는 무선국 검사제도 목적이 이용자에게 좋은 통화품질 제공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이제라도 시행령을 원래대로 돌려 무선국 검사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T는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까지 무선국 검사 불합격률이 10% 이상 높았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난해 7월 이후부터 전사적으로 기지국 시설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일일 모니터링 시행 등 여러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7월 이후부터 (불합격률이) 한 자리수로 떨어졌고 지난 3월 이후부터는 월평균 0.4% 이하로 관리하고 있다"며 "올해 1월부터 지난 8월까지 1% 미만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lpaca@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