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두산 '잠실주경기장 홈구장' 가능할까…관건은 안전 확보

기사등록 2023/10/01 09:00:00 최종수정 2023/10/01 09:06:10

돔구장 공사 6년 간 LG 두산·안방 비워야

야구계 잠실주경기장 요구, 시는 안전 우려

서, KBO·LG·두산과 대체구장 협의체 구성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시가 잠실에 3만석 돔구장을 포함한 세계적 수준의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단지' 조성 계획을 공개했다. 돔구장이 첫 삽을 뜨게 되면 현재 잠실야구장을 안방으로 쓰는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는 6년의 공사 기간 동안 임시 거처를 구해야 한다.시의 구상대로라면 잠실 신축 돔구장 건설은 2025년 프로야구 시즌이 끝난 뒤 본격 시작된다. 현재 사용 중인 잠실야구장 해체가 첫 작업이다. 이후 순차적으로 공사에 돌입해 2031년 말 준공한다. 민간투자 사업으로 진행되는 만큼 한화 컨소시엄이 전액을 부담하고 40년간 운영권을 갖는다. LG와 두산이 부담하는 금액은 없다. 사진은 지난 19일 서울 잠실야구장 모습. 2023.09.19.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잠실에 3만석 규모 돔구장을 포함한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단지 조성 계획이 공개되면서 공사 기간 동안 안방을 비워야 하는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거취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두 구단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잠실주경기장 사용을 원하는 반면, 서울시는 안전 문제로 일단 난색을 표하고 있는 형국이다.

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잠실야구장 자리에 들어설 돔구장은 프로야구 2025시즌 종료 뒤 첫 삽을 뜬다. 잠실야구장을 해체하고 그 위치에 돔구장을 건설한다는 것이 서울시와 마이스 복합사업 우선협상대상자인 한화건설 컨소시엄의 구상이다. 준공 예정 시기는 2031년이다.

야구계는 숙원이었던 돔구장 건립에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공사가 진행될 6년 간 LG와 두산의 임시 거처를 두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들이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잠실야구장과 인접한 잠실주경기장을 사용하는 것이다. 1만8000여석 규모로 리모델링하면 팬들의 니즈도 어느 정도 충족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서울시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시는 전문가 자문 결과, 같은 시기 일대에 마이스 복합단지 공사가 이뤄지면 주경기장으로 이어지는 진출입로를 봉은교 방면 1곳 밖에 확보할 수 없어 관람객들의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잠실주경기장 게이트보다 5.5m 높은 곳에 위치한 봉은교는 관람객들이 임시로 설치한 폭 6m, 길이 약 100m의 임시 경사로를 통해서만 진입이 가능하다는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뉴시스] 서울시가 잠실에 3만석 돔구장을 포함한 세계적 수준의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단지'와 함께 한강과 연계한 수변생태문화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잠실 신축 돔구장은 2026년 착공해 2031년 말 준공, 2032년부터 사용할 수 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LG와 두산이 제시한 종합운동장역으로 향하는 남측 진출입로 확보는 관람객들이 최소 300m 이상의 공사구역을 통과해야 해서 위험하고, 공사 기간 증가로 1년 이상 돔구장 준공 지연된다는 부담이 따른다.

LG와 두산, KBO는 주경기장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견해를 여전히 견지하고 있다. 구단들은 자체적으로 안전 전문가들을 선정해 서울시로부터 받은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필요시 대안을 마련해 서울시와 건설·안전 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의체에서 가능 여부를 타진할 생각이다.

서울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논의에 임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안전을 담보로 그냥 진행할 수는 없다"면서도 "일방적으로 우리의 안을 납득시키겠다는 것은 아니다. (구단 측의) 대안을 가져오면 검토할 것이다. 합리적이라면 가능한지 논의를 해보는 것이 바로 협의체를 꾸린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시의 구상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결론이 나오면 (대체 구장 찾기 등) 다음 고민을 해야겠지만, 좋은 방법이 있는데 찾지 못해 묻혀버리는 건 안 된다"면서 "단시간에 마무리 될 논의는 아닌 것 같다. 구단이 고민할 시간을 충분히 주고, 그 결과를 진정성 있게 검토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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