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생증 발급 여행사, 20년간 허위 광고
공정위 경고에도 일부 문구만 수정에 그쳐
法 "공정 거래 해쳐…소비자 기만적인 광고"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단독86부 김상근 판사는 지난달 22일 국내 ISEC 국제학생증 독점 발급대행사인 A사가 B 여행사와 C 어학원 2곳을 대상으로 낸 손해배상 청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냈다.
법원은 이들에게 3000만원과 재판 기간 중 부과된 지연이자 지급도 함께 명령했다.
B사는 지난 1988년부터 국제학생증협회(ISIC·International Student Identity Card Association)의 국제학생증을 발급하는 대행사로 'ISEC 국제학생증' 발급 대행사인 A사와 경쟁관계에 있다.
이들은 2001년 초부터 "진짜 국제학생증 ISIC와 가짜 국제학생증 ISEC 비교" "국내업체가 파는 학생증은 사설 할인카드로 사이비 국제학생증" 등의 내용이 담긴 홍보물 작성해 다수의 대학과 여행사에 배포했다.
이에 A사 측은 지난 2001년 5월께 B사와 B사의 대표이사가 운영중인 C사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홍보물 배포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후 같은해 9월 1심 법원은 "B사의 광고가 A사의 명예와 신뢰를 훼손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해당 신청을 인용한 뒤 12월에는 A사 승소 판결을 내고 2000만원의 배상명령을 내렸다.
다만 B사는 판결 후에도 유사한 내용의 광고를 지속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004년 8월께 광고의 내용을 문제삼아 경고조치를 내렸음에도 "ISEC 국제학생증이 가짜 국제학생증"이라는 취지의 광고문구만 삭제하고 "ISIC 학생증만이 유일하게 유네스코가 인정한 학생증"이라는 내용을 지난해까지도 계속해서 홍보했다.
결국 A사는 재차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법원은 A사가 발행하는 ISEC 학생증 역시 공신력 있는 학생증이라고 보고 이들에게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ISEC는 실제로 각 나라에서 학생 신분을 증명할 수 있으며 할인혜택도 제공된다"며 "유네스코는 국제학생증 인증업무를 수행하지 않으며 로고를 표시할 수 있는 권한을 준 것에 불과하다"고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다.
이어 "(B사의 광고는) 소비자에게 잘못된 인식을 형성해 공정한 거래질서를 해칠 위험성이 여전히 상존한다"며 "허위과장의 표시·광고이거나 기만적인 광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B사)는 최종적인 시정조치 이전까지 대학교나 제휴 금융기관 홈페이지 내 광고 메시지가 노출됨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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