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증인 된 탕후루 프랜차이즈 대표
"이러다 강남 집 살 듯" 치과의사 일침
부모들 속앓이 "설탕 범벅인데 건강은"
제로 탕후루는 "매일 먹으면 의미 無"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중국 간식 '탕후루(糖葫芦)' 유행이 사그라들지 않는 추세다. 탕후루를 입에 달고 사는 젊은 세대가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걱정에 국회까지 나섰고, '과(過)당' 우려를 해소하겠다며 제로슈거 탕후루까지 등장했다.
2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이달 열리는 국정감사에 탕후루 전문 프랜차이즈 왕가탕후루의 김소향 대표를 증인으로 부른다. 복지위 소속 의원들은 김 대표를 상대로 청소년들의 당 과다 섭취 문제를 묻는다는 계획이다.
탕후루 하나에 든 당분은 10~25g으로 꼬치 두 개만 먹으면 성인의 하루 당분 섭취 권고량 50g을 채우게 된다. 열량은 100g 당 70~100㎉ 수준이다.
현직 치과의사가 탕후루 열풍에 경고를 던지기도 했다. 강성진 서울다루치과 대표원장은 유튜브에서 "탕후루 유행이 계속된다면 조만간 강남에 집을 살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충치 위험성을 에둘러 꼬집은 셈이다.
식후 간식으로 탕후루를 먹는 모습에 부모들의 걱정도 높다. 초등학교 2학년 딸이 있는 김강미(40)씨는 "설탕 범벅인 탕후루에 손도 못 대게 하고 싶지만 친구들이 다 먹는데 우리 아이만 안 먹으면 혹시라도 소외될까 봐 말도 못 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연년생 남매를 키우고 있는 이모(43)씨도 "마라탕부터 탕후루까지 요즘 아이들이 사달라고 하는 음식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며 "알싸하고 단 자극적인 음식만 먹다가 나중에 아이들의 건강에 문제가 생길까 걱정된다"고 했다.
이런 우려에도 아랑곳없이 탕후루의 인기는 끝 간 데 없이 오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 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 7월30일부터 지난달 9일까지 냉동·간편 조리 식품 분야 10대 인기 검색어 1, 2위에 아이스 탕후루와 탕후루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배달 수요도 늘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배달의민족 검색어 순위에 등장하지 않았지만, 지난 7월 탕후루 검색량이 1월 대비 47.3배 늘었다. 배민 검색어 순위에서도 마라탕과 냉면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당류가 과하다는 지적에 제로슈거를 사용한 탕후루까지 나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제로 탕후루를 홍보하거나, 먹어본 후기를 적는 등의 게시물이 다수 올라와 있다. 제로 탕후루를 먹은 이들 대부분은 "맛과 건강을 동시에 고려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제로 탕후루도 건강에 별 도움이 안 되긴 매한가지란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단맛이 설탕 약 200배인 인공 감미료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 '2B군'으로 분류한 바 있다. WHO에 따르면 2B군은 인체와 동물 실험에서 암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증거가 충분하진 않지만, 조절은 필요한 수준이다.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는 "제로슈거를 사용하는 게 일반 설탕보다는 당이 덜할 수 있다"면서도 "매일 밥 먹듯이 탕후루를 먹으면 크게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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