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면적에 입지도 별로"…공공임대 '공실' 4.3만가구 '역대 최다'

기사등록 2023/09/29 06:00:00 최종수정 2023/09/29 06:46:04

민주당 김병욱 의원, LH 공공임대주택 공실 현황 분석

건설임대 빈집 3만8901가구…1년 새 6863가구 늘어

매입임대도 4859가구…서울이 815가구로 가장 많아

소형 위주 등 수요·공급 미스매칭에…소비자들 외면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전국 공공임대주택 가운데 6개월 이상 비어있는 '빈집'이 전국에 4만 가구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좁은 면적, 비선호 입지 등의 이유로 서민 실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어 공실 해소를 위한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임대주택 공가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6개월 이상 비어 있는 공공 임대주택 공가(空家)가 4만3760가구에 달했다.

LH가 직접 지어 공급하는 건설임대주택이 3만8901가구, 임대사업을 하기 위해 지어 놓은 다세대·다가구 등을 매입해 공급하는 매입임대주택이 4859가구로 집계됐다.
 
건설임대주택은 1년 전인 지난해 6월 말 3만2038가구에 비해 6863가구(21.4%) 늘어났다. 역대 최다 수치다. LH가 관리하는 전체 건설임대주택 중 공가가 차지하는 비중(공가율) 역시 작년 3.5%에서 올해 4.0%로 증가했다. 

공가 호수와 공실률은 2018년 9412가구 1.2%, 2019년 1만3250가구 1.6%, 2020년 2만224가구 2.3%, 2021년 2만8324가구 3.1%, 2022년 3만2038가구 3.5% 등에 이어 올해는 4만 가구에 육박하는 등 계속해서 늘고 있다.

건설임대주택 유형별로는 국민임대 1만4324가구, 영구임대 1만1815가구, 행복주택 1만635가구 등으로 나타났으며, 행복주택의 공가율이 9.0%로 가장 높았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1만1277가구로 공공임대 공가가 가장 많았고, 충남(6421가구), 전북(3297가구), 경남(2622가구), 경북(2557가구), 부산(2113가구) 순으로 나타났다. 주택 수요가 많은 서울과 인천의 경우에도 각각 489가구, 794가구가 6개월 이상 빈집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가 기간별로 보면 6개월 이상 12개월 미만 비어있는 주택이 2만412가구, 1년 이상 2년 미만 비어 있는 주택도 1만1329가구에 달했다. 5년 이상 비어 있는 주택도 501가구로 조사됐다.

매입임대주택이 6개월 넘게 비어 있는 공가는 4859가구다. 서울이 815가구로 가장 많았고, 경기가 621가구로 뒤를 이었다. 공가율은 충남(9.7%), 세종(8.7%), 전남(6.7%), 경북(5.2%), 대구(5.1%) 등이 높았다. 매입임대주택은 LH가 도심 내 기존 주택 등을 매입한 후 무주택 청년·신혼부부 등에게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을 말한다.

빈집 급증의 원인은 비선호 소형평형 위주 공급, 도심 외곽 입지, 낮은 수준의 품질 등이 꼽힌다. LH는 지난해부터 공공임대 공급 면적을 평균 17.2평에서 20.5평으로 확대하고, 욕실 품질을 개선하는 등의 공가해소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LH 관계자는 "공가율이 높은 장기 미임대 주택의 중점관리에 더해 악성공가로 진행될 우려가 높은 단지를 추가로 지정해 사전적 관리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매년 공가가 늘고 있어 보다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병욱 의원은 "LH는 임대주택 공급 확대도 중요하지만 장기적 주택 공실 관리를 더 철저히 해야한다"며 "비도심, 좁은 평수, 오래된 주택일수록 공실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수요맞춤형 임대주택 공급과 공실 감축 매뉴얼을 실행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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