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마도, 핵폐기물 처분장 유치 않는다…"관광·수산업 피해 적지 않을 것"(종합)

기사등록 2023/09/27 15:33:04 최종수정 2023/09/27 18:26:01

대마도 시장 "시민 합의 형성 충분치 않아"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한국에서 약 50㎞ 떨어진 나가사키(長崎)현 쓰시마(対馬·대마도)가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고수준 방사성 폐기물(핵쓰레기) 최종처분장 후보지 선정 절차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6일 오후 부산 남구 용호동에서 바라본 일본 대마도의 모습. 2023.09.27. yulnet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한국에서 약 50㎞ 떨어진 나가사키(長崎)현 쓰시마(対馬·대마도)가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고수준 방사성 폐기물(핵쓰레기) 최종처분장 후보지 선정 절차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27일 지지통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히타카 쓰나오키(比田勝尚喜) 쓰시마시 시장은 이날 오전 시의회에 참석해 처분장 후보지 선정 첫 단계인 ‘문헌 조사’를 수용하지 않을 방침을 표명했다.

그는 처분장의 현지 건설이 "안전하다는 시민의 이해를 얻는 게 어렵다"고 설명했다.

히타카 시장은 "시민의 합의 형성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관광업, 수산업 등에 대한 풍평피해(風評被害·뜬소문으로 인한 피해)가 적지 않게 발생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히타카 시장의 이번 결정은 시의회의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앞서 지난 12일 쓰시마시 의회는 건설단체 등의 '조사 수용', '접수 검토' 등 요청 청원을 찬성 다수로 채택했다. 어업협회와 시민단체 등이 제기한 수용 반대 청원 6건은 채택하지 않았다.

핵쓰레기 최종처분장 선정에는 ①문헌 조사(2년 정도) ②개요 조사(4년 정도) ③정밀조사(14년 정도) 등 3단계를 거쳐야 한다.

'문헌 조사'를 수용할지는 최종적으로 시장이 결정해야 한다. 히타카 시장은 고심 후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쓰시마 시의회는 이미 2007년 3월 핵쓰레기 처분장 유치에 대해 반대 결의를 채택한 바 있다.

그럼에도 또 다시 관련 방안을 들여다 보는 배경에는, 국가 지원금이 있다. 인구 감소, 코로나19로 관광 업계가 타격을 받는 등 요인으로 경제가 침체되자 약 2년 전부터 처분장 유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지역 부흥을 위해 국가로부터 처분장 지원금을 받아 활용해야 한다고 호소하는 의원들이 늘어났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한국에서 약 50㎞ 떨어진 나가사키(長崎)현 쓰시마(対馬·대마도)가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고수준 방사성 폐기물(핵쓰레기) 최종처분장 후보지 선정 절차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6일 오후 부산 남구 용호동에서 바라본 일본 대마도의 모습. 2023.09.27. yulnetphoto@newsis.com

이에 올해 4월 시 상공회가 핵쓰레기 최종처분장 계획을 추진하는 원자력발전환경정비기구(NUMO)를 초청해 설명회를 열었다. 이 때부터 논의가 본격화됐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히타카 시장은 이 때부터 약 6개월 간 문헌 조사를 수용할지 고심했다고 전했다. 그는 주변에 "밤에도 잘 수 없다. (저녁에 반주로 마시는) 소주의 양이 늘어간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시민 대부분이 (문헌 조사) 수용을 걱정하고 있다. 섬 분단을 수습하고 논의를 끝내고 싶다"고 흘리기도 했다.

실제로 현지 현지 시민들 사이에서는 처분장 수용에 대해 의견이 나뉘었다. 찬성하는 시민들은 "급속하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지역 활성화로 연결된다", "국책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국가에 (원하는) 요망을 하기 쉬워진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그러나 반대하는 시민들은 "농림수산업이 풍평피해(風評被害·뜬소문으로 인한 피해)를 받는다", "(국가가 주는) 교부금에 눈이 멀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9월 초 현지 어업 단체인 ‘쓰시마어업협동조합장회’는 히타카 시장에게 문헌 조사 불수용을 요구하는 요망서를 제출했다. 반대 이유로는 풍평 피해로 인한 수산물 값 하락을 들었다. 관광 업계에서도 관광객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대마도와 부산 간 거리는 약 50㎞다. 고속선에 탑승하면 부산에서 대마도까지 약 1시간30분이면 갈 수 있을 만큼 가깝다. 대마도에 핵쓰레기 최종처분장 건설이 확정됐다면 현지 어업 관계자는 물론 한국에서의 반발이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