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걸그룹 '시스터즈'부터 아찔한 줄놀이까지…추석 볼만한 공연

기사등록 2023/09/29 10:00:00 최종수정 2023/09/29 10:28:58
[서울=뉴시스]창극 '심청가' 공연 사진. (사진=국립극장/국립창극단 제공) 2023.09.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주연 강진아 기자 = 올해 한가위는 어느 때보다 여유롭다. 10월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며 엿새간의 연휴가 예정돼 있다. 가족, 친지, 연인, 친구와 함께 즐길 뮤지컬, 연극들이 풍성하다. 평소에 보기 힘든 아찔한 줄놀이, 강강수월래 등 전통예술공연들도 펼쳐진다.

◆신작 뮤지컬 '멤피스'·'시스터즈'부터 창극 '심청가'까지

신나는 음악과 함께하는 뮤지컬을 즐기고 싶다면 신작 '멤피스'와 '시스터즈'를 만날 수 있다.

한국 초연 중인 '멤피스'는 흥을 돋우는 로큰롤과 역동적인 춤에 취할 수 있는 뮤지컬이다. 1950년대 흑인 음악을 백인 사회에 널리 알린 전설적인 라디오 DJ 듀이 필립스의 실화가 바탕이다. 멤피스 최고의 라디오 DJ가 된 휴이와 더 넓은 무대를 꿈꾸는 흑인 가수 펠리샤가 흑백 분리 정책이 남아있던 시대에 세상의 편견과 차별에 맞서는 음악의 힘을 전한다.

2010년 토니어워즈에서 최우수작품상과 음악상 등 4관왕을 차지한 작품이다. 음악은 전설적인 록그룹 '본조비' 창립 멤버이자 키보디스트 데이비드 브라이언의 손을 거쳤다. 박강현, 고은성, 이창섭, 정선아, 유리아, 손승연이 출연한다.
[서울=뉴시스]뮤지컬 '시스터즈' 공연 사진.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2023.09.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재 '블랙핑크', '아이브', '뉴진스' 등 걸그룹들이 있다면, 그때 그 시절엔 '시스터즈'들이 있었다. 193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한국 가요사에 족적을 남긴 '원조 걸그룹'들의 이야기를 다룬 창작 뮤지컬 '시스터즈'가 공연 중이다.

조선악극단 여성 단원으로 구성된 '저고리 시스터'의 중심이자 '목포의 눈물'로 스타덤에 오른 이난영을 시작으로 미국 진출까지 이뤄낸 한류 1세대 '김시스터즈', '울릉도 트위스트'로 전국을 강타한 '이시스터즈', 미니스커트를 유행시킨 '파격의 아이콘'이자 미국과 영국을 섭렵한 윤복희의 '코리아 키튼즈', 쌍둥이 자매인 '바니걸스', '희자매'로 데뷔해 솔로 가수로 우뚝 선 인순이까지 6팀(명)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서울=뉴시스] 뮤지컬 레베카 10주년 기념 공연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2023.09.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여성 캐릭터가 주축이 되는 또다른 작품도 만날 수 있다. 10주년 기념 공연을 올린 뮤지컬 '레베카'는 초연부터 '댄버스 부인' 역으로 존재감을 보여온 옥주현과 신영숙을 필두로 리사와 장은아, '나' 역의 김보경, 이지혜, 이지수, 웬디가 출연한다. 지난해 초연 후 1년반 만에 돌아온 뮤지컬 '프리다'는 열정의 화가 프리다 칼로의 이야기를 그린다. 작품 개발 단계인 리딩부터 함께한 김소향을 비롯해 알리, 김히어라가 새로 합류했다.

국립창극단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26일부터 10월1일까지 창극 '심청가'를 국립극장 달오름에서 공연한다.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손진책이 극본과 연출을, 안숙선 명창이 작창을 맡았다. 5시간이 넘는 전체 내용 중 핵심만 추려 2시간여로 다듬었다. '소리'에 집중하며 그 외 무대, 소품 등을 최소화했다. 판소리에서 소리꾼 혼자 부르는 대목을 수십 명의 웅장한 합창으로 변형하는 등 새롭게 소리를 구성했다. 추석기간인 28일부터 30일까지 '추임새 클래스'도 열린다.

이 밖에 3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벤허'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박은태, 신성록, 규현, 박민성, 이지훈, 서경수 등이 출연한다.배우 박보검이 첫 뮤지컬 도전에 나선 '렛미플라이'도 26일 예스24스테이지 1관에서 막을 올린다. 갑자기 70살 할아버지가 된 남원이가 과거로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로, 박보검은 '청년 남원' 역을 연기한다.
국립국악원_추석공연._줄타기명인_권원태. (사진=국립국악원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둥근달 아래 즐기는 줄타기와 강강술래·사물놀이

풍요롭고 흥겨운 전통예술공연들도 준비돼 있다.

국립국악원은 추석 연휴인 29일 30일 오후 7시 국립국악원 연희마당에서 추석 공연 '휘영청 둥근 달'을 선보인다. 남녀노소 누구나 무료로 예약할 수 있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과 무용단, 권원태연희단이 관객과 함께 즐기고 소통하는 흥겨운 추석 밤을 장식한다. 추석에 담겨진 의미를 되돌아보고 우리 음악의 신명을 즐길 수 있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이 길놀이와 서울굿으로 공연의 문을 열며 관객들의 만복을 기원하고 무사태평을 축원한다. 이어 우리나라 경기·서도·남도의 대표 민요를 노래, 흥겨움을 더한다.

이어 영화 '왕의 남자'의 줄타기로 잘 알려진 줄타기 명인 권원태를 중심으로 하는 '권원태연희단'이 무대에 올라 외줄 위에서 달빛 가득한 밤하늘로 날아오르며 관객들의 마음을 들썩일 예정이다. 공연의 마지막은 추석하면 빠질 수 없는 '강강술래'와 '판굿'이 장식한다.
국립국악원_추석공연. 팔도유람 강강술래. (사진=국립국악원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국악원 민속악단과 무용단이 함께 환한 달빛 아래 둥글게 서로 손을 맞잡고 흥겨운 춤사위를 마당 위에 펼쳐내며 추석이 선사하는 화합과 즐거움을 표현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남성 무용수들이 함께 참여, 힘이 넘치는 역동적인 강강술래를 선보인다. 신명나는 장단과 화려한 몸동작이 특징인 '판굿'은 연희마당을 생동감 넘치는 흥으로 가득 채우며 추석의 밤을 장식한다.

공연에 앞서 국립국악원 야외 마당에서는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널뛰기, 제기차기, 떡메치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와 관객 참여형 연희공연 등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우면랜드'가 펼쳐진다.

서울 성북동 북악산 자락에 자리잡은 삼청각에서도 29일과 30일 무료 문화행사 '삼청각 한가위 큰마당'이 펼쳐진다. 오후 2시과 5시 두 차례씩 삼청각 일화당 잔디마당에서 민속놀이 줄타기 곡예와 사물놀이 공연이 펼쳐진다. 이의태 줄타기 명인이 출연해 공중 한바퀴 회전 묘기 등 화려한 공연을 선사한다.

떡메치기와 윷놀이, 널뛰기, 투호던지기 등 민속놀이 체험 공간도 축제 이틀간 상설 운영된다. 가족과 함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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