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4역, 사무처 직원에 농·수산물 위주 선물 보내
오염수 방류 등 영향…농·수산물 소비 촉진 차원
[서울=뉴시스]최영서 기자 = 여야 지도부가 추석 명절을 앞두고 당 사무처 소속 직원들에게 각종 농·수산물을 선물했다. 통상 여야 대표의 명절 선물은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선물은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등으로 위축된 국내 농·수산업계를 격려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당직자들에게 온누리상품권 10만원 상당을 지급했다. 상품권은 현금성으로 분류돼 현재 중앙당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만을 대상으로 한다.
국민의힘은 최근 10년 간 당대표가 명절 선물로 온누리상품권을 일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4년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취임 이후 상품권 선물이 관행적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는 지역별 전통시장을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김 대표 역시 최근 대구 서문시장, 서울 방신시장에서 직접 온누리상품권으로 물건을 구매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소속 국회의원 및 원외 대변인단에는 지역구(울산) 특산품인 배를 보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사무총장, 정책위의장은 건어물을 택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멸치를, 이철규 사무총장과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김을 각각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도 당직자들에게 농·수산물을 선물했다. 이재명 대표는 수산물 소비 독려 차원에서 전복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1일까지 업무를 수행한 박광온 전 원내대표는 멸치 등 건어물 세트를, 조정식 사무총장은 돼지고기를, 김민석 정책위의장은 사과를 선물로 선택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명절 선물이 관행에 따라 우리 농·수산물에 집중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라 농·수산업계의 우려가 깊어지는 등 여론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지난 8월부터 '추석 선물은 우리 농축산물로' 캠페인을 진행했다. 윤 원내대표를 시작으로 소속 의원 대부분이 '챌린지' 형식으로 지원에 나섰다.
개별 의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원전 오염수에 대한 문제제기를 이어가는 야권을 겨냥해 우리 수산물의 안전성을 강조하고 소비를 독려했다.
민주당도 오염수 방류 반대 여론전을 펼치는 한편, 정부가 피해 어민을 대상으로 지원금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맞선 바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도 이번 선물의 의미에 대해 "총무국에서 정한 것"이라면서 "수산물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목적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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