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무송·전현아, 실제 부녀 호흡 빛난다…연극 '더 파더'

기사등록 2023/09/26 11:50:43
[서울=뉴시스]연극 '더 파더' 공연 사진. '앙드레' 역의 배우 전무송. (사진=스튜디오 반 제공) 2023.09.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30년을 넘게 살아온 집이 눈을 돌릴 때마다 낯선 집처럼 바뀌어 있다. 자꾸만 사라지는 시계와 찾아오는 낯선 손님 그리고 딸 안느까지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이 낯설게 느껴진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아버지 앙드레는 고집스럽고 변덕스러우면서 농담을 잘하며 장난기도 있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로 인해 때때로 공허한 눈빛으로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헤맨다. 첫째딸 안느에게 죽은 막내딸을 찾고, 간병인을 시계도둑으로 몰며 혼돈 속에 있다. 자기 자신도 잊어버리고 울면서 엄마를 찾으며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불쌍한 어린아이 같은 존재로 변해간다.

지난 19일 개막한 연극 '더 파더'는 치매에 걸린 80세 노인 앙드레와 그의 가족이 겪는 혼란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앙드레에게 치매로 인해 기억의 혼란이 찾아오면서 완전했던 그의 세상이 무너져 가는 과정을 담아낸다. 극은 앙드레 시점으로 전개되며 그의 뒤틀린 시간과 현실, 기억을 넘나든다. 앙드레는 흐려지는 기억 속에 한 인간으로서 품위와 아버지의 위신을 지키고자 고군분투한다.

이강선 연출은 "이 연극은 불안과 의심, 집착으로 극 전반에 흐르는 공포심을 극대화해 주인공인 앙드레의 비극성을 드러내는 작품"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연극 '더 파더' 공연 사진. 아버지 앙드레 역의 전무송과 딸 안느 역의 전현아. (사진=스튜디오 반 제공) 2023.09.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프랑스 극작가 플로리앙 젤레르의 '아버지'가 원작이다. 그가 감독을 맡아 제작한 앤서니 홉킨스 주연 영화도 2021년 개봉했다. 영화는 같은 해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과 각색상을 받았다. 원작인 희곡도 프랑스 최고 연극상인 몰리에르상, 미국 토니상 최우수작품상 등을 받았다.

이번 연극엔 원로 배우 전무송과 딸 전현아가 한 무대에 올라 주목받고 있다. 전무송이 아버지 앙드레 역을, 전현아가 안느 역을 맡아 실제 부녀지간의 끈끈한 호흡을 보여준다. 두 사람이 극 중 부녀로 무대에 오른 건 2003년 연극 '당신, 안녕' 이후 20년 만이다.

전무송은 1964년 연극 '춘향전'으로 데뷔해 60여년간 연극계를 이끌어왔다. 연극 '마의태자', '햄릿', '한강은 흐른다', '세일즈맨의 죽음' 등 다수 작품에 출연했고 영화, 드라마에서도 활발히 활동해 왔다. 대한민국 연극제 남자연기상, 동아연극상 남자연기상, 대한민국예술원상 연극 부문 등을 받았다.
[서울=뉴시스]연극 '더 파더' 공연 사진. (사진=스튜디오 반 제공) 2023.09.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아버지의 뒤를 따라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전현아는 1993년 서울예술단 뮤지컬 '님을 찾는 하늘소리'로 데뷔했다. 연극 '상당한 가족', '차이메리카' 등과 드라마 '고스트 닥터', '왕과 나', '연개소문', '토지', 영화 '장산범' 등에 출연했다. 남편은 배우 김진만이다.

공연은 오는 10월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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