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아시아나 합병 위해 슬롯·화물사업 매각할까?

기사등록 2023/09/26 10:55:24 최종수정 2023/09/26 12:06:05
[서울=뉴시스]대한항공 A321-NEO의 모습.(사진=대한항공 제공)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위해 유럽연합(EU) 경쟁당국 측에 당초 제시했던 조건보다 더 많은 슬롯을 내주는 한편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27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전체를 매각하고, 자사 14개 유럽 노선 중 4개 노선을 반납하는 '여객 슬롯 조정안'을 EU 집행위원회(EC)에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반납 예정인 4개 노선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중복 취항하는 인천~파리, 인천~프랑크푸르트, 인천~로마, 인천~바르셀로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EU집행위원회는 지난 7월23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과 관련된 조사를 일시 중단하고 오는 8월3일 예정된 합병 승인 여부 발표를 두 달간 연기하기로 했다. 이 기간 동안 대한항공과 원만하게 시정 조치를 협의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대한항공이 유럽 노선 중 로마, 런던, 파리, 바르셀로나 노선을 비롯해 미국 노선 중 뉴욕과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와 호놀룰루 등 알짜 노선을 대거 내줄 수 있다고 본다. 여기에 일본에게는 나고야 슬롯을 내줄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한항공은 합병 자금으로 1조원을 이미 투입했고, 2020년 12월부터 올해까지 국내·외 로펌 및 자문사 비용으로 1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쓴 만큼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올인 전략을 펼 수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EU 경쟁당국과 현재 경쟁제한성 완화를 위한 시정조치안을 면밀히 협의하고 있으며 늦어도 10월 말까지는 시정조치안을 확정할 계획"이라며 "현재 협의 중인 시정조치안 세부 내용은 경쟁당국과의 지침상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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