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양주시장, 사업·선거공약 위해 인허가권 남용…국책사업 지장

기사등록 2023/09/25 14:00:00

직권남용 검토했으나 기관장 주의

국토부, 부실 결과로 레미콘 금지

금융위, 혁신금융서비스 신청 침해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서울 종로구 감사원의 모습. 2022.10.12.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최서진 기자 = 단체장이 숙원사업이나 선거 공약 이행을 위해 국책사업을 지연하거나 기업활동을 방해하는 등 인허가권을 남용하는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25일 발표한 '소극행정 개선 등 규제개혁 추진실태' 감사결과에 따르면, 여주시장은 2022년 6월 모 산업단지 용수공급시설 인·허가 협의를 중단(주당 17억 원 손실)시켜 국책사업을 지연시켰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던 여주시장은 인허가와 직접 관련 없는 도시개발사업 등의 상생협력 방안을 권한도 없는 사업자에게 요구하면서 받아들여질 때까지 인허가 협의를 중단하라고 지시했고, 이후 인허가와 관련이 없는 숙원사업을 정부에 요구하면서 다시 협의 중단을 지시했다.

위 요구를 국토교통부 등 정부기관이 불수용하면서 인허가 협의가 사실상 중단돼 국책사업에 지장을 초래했고, 그런데도 여주시장은 재차 거부하다가 감사원 감사와 국회 중재로 2022년 11월이 되어서야 인허가 처리했다.

양주시장은 2022년 7월 선거공약·주민반대를 이유로 적법하게 처리된 물류창고 건축허가의 직권취소를 검토하도록 양주시에 지시했고, 이후 4개월 간 공사가 중단돼 월 6억7000만 원 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하자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는데도 2022년 11월 인허가 처리했다.

감사원은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해당 사례를 각 지자체장에게 전파하고, 여주시장과 양주시장에게 엄중하게 주의를 촉구할 것을 통보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당초 이 사건을 감사할 때는 직권남용 고발을 검토했으나, 감사과정에서 (여주·양주시가) 즉각 시정했기 때문에 고발하지 않았다"며 "기관주의는 기관장에 대한 주의로, 공무원에게 감사원이 할 수 있는 행정적으로 가장 높은 수위의 처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행안부는 기본적으로 지자체장에 대한 감독 권한이 있다. 전체 (감독을) 총괄하는 행안부 장관에게 전파해서 이런 일이 없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한편 감사원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부실한 연구결과를 근거로 레미콘의 신규등록을 금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는 2009년부터 연구용역을 발주해 건설기계 수급계획을 수립하면서 부실한 용역 결과를 근거로 레미콘의 신규등록을 계속 금지했다.

국토부는 2015년부터 레미콘 트럭 2000여 대가 불법 등록된 것을 직접 조사할 수 있었는데,  2년마다 연구기관을 바꾸며 용역을 의뢰해 '공급초가' 결과를 얻어 신규등록 금지 근거로 활용했다.

2019년의 경우 연구책임자 분석으로 레미콘 트럭이 '공급부족'으로 예측되자 분석법을 바꿔 '공급초과'로 결론을 변경하기도 했다.

또 수급조절 대상 및 기간 연장을 심의하는 건설기계수급조절위원회의 위원(공무원, 학계 제외)도 수급조절 찬성이 반대보다 많게 구성했고, 수급조절 기간 연장이 규제강화에 해당해 규제심사 대상인데도 매번 누락했다.

감사원은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검증되지 않은 연구결과를 근거로 건설기계수급계획을 수립하지 않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할 것을 요구했다.

금융위원회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제도를 운영하면서 기업의 신청 권한을 침해하고 규제 특례제도를 형해화하기도 했다.

금융위는 혁신금융심사위원회 전 단계에서 사전 수요조사 절차를 만들어 기업이 의무 참여하도록 한 후, 지정할 만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심사를 받지 못하도록 신청서 제출을 막았다.

이에 모 기업은 신청서를 3번 제출했으나 계속 접수를 거부당하자 국회에 민원을 제기했고, 그제야 금융위는 신청서를 접수해 해당 금융서비스가 혁심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금융위는 그간 운영방식이 위법함을 인식하고도 오히려 수요조사에서 승인받은 기업만 신청서를 낼 수 있다는 내용을 업무매뉴얼에 넣었다.

이에 감사원은 금융위원회 위원장에 제도를 부당하게 운영한 관련자를 징계처분하고,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제도를 절차대로 운영하라고 통보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estji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