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영부인 "러군, 점령지서 말로 설명 못할 성폭력 자행"

기사등록 2023/09/25 10:41:51 최종수정 2023/09/25 11:32:04

미국 CBS 인터뷰서 러의 우크라 문화 파괴 비판

"점령지서 주민 위협하려 범죄…군 지도부 용인"

"아동 강제 이동 막기 위한 공동 노력 체계 필요"

[워싱턴DC=AP/뉴시스] 올레나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영부인이 러시아군의 점령지 내 성폭력 실태가 형언하기 어려운 정도라고 규탄했다. 사진은 젤렌스카 영부인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가기록원에서 연설하는 모습. 2023.09.25.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러시아군이 점령지에서 자행하고 있는 성폭력이 형언하기 어려운 정도라며, 군 지도부가 허용하는 집단 범죄라고 우크라이나 영부인이 규탄했다.

올레나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영부인은 24일(현지시간) 미국 CBS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문화를 파괴하려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젤렌스카 영부인은 러시아 군인들의 점령 지역에서 여성과 아동을 상대로 저지른 성폭력에 대해 "말로 설명하기 매우 어렵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건 (군인 개인의) 개별적 사건이 아니다. 러시아군 지도부가 이런 짓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는 뜻이다"라며 "의식적으로 저지르는 범죄로, 그들이 점령지를 장악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주민들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러시아군에 의한 성폭력 사건이 아동 13명을 포함해 231건이 접수됐다고 집계했다. 젤렌스카 영부인은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낙인 때문에 실제 규모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젤렌스카 영부인은 "자신이 피해자임을 알리기 위해선 정말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가해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을 봐야 얘기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정의 회복은 이들이 범죄를 더 공개적으로 말하게 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타와=AP/뉴시스] 올레나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영부인이 러시아군의 점령지 내 성폭력 실태가 형언하기 어려운 정도라고 규탄했다. 사진은 젤렌스카 영부인(왼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 하원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연설을 듣고 있는 모습. 2023.09.25.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아동 강제 이송도 규탄했다.

젤렌스카 영부인은 "가능한 모든 정치적 플랫폼에 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며 "아이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강제 이송은) 진정한 문제"라고 호소했다.

이어 "유엔 연설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아이들을 자국으로 돌려보내게 하는 새로운 공동 노력 체계 개발을 제안했다"며 "우린 아이들에 대한 책임이 있다. 아이들의 운명을 갖고 놀 순 없다. 그건 인간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 발발 이후 납치된 아동 수가 1만95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한다. 최근 벨라루스 관영 언론은 우크라이나 동부 러시아 점령 지역 아동들이 벨라루스에 도착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강제 이송은 유엔이 정의한 제도사이드(대량학살)에 해당하는 국제법상 범죄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자국 아동들에게 러시아 문화, 역사 등을 주입하기 위해 강제 이송하고 있다고 규탄하고 있다.

미국으로부터 필요한 만큼 군사 원조를 받고 있는지엔 "매우 정치적인 질문이다. 대통령에게 직접 물어보는 게 나을 거다"라며 답을 피했다.

젤렌스카 영부인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뉴욕 유엔 총회 참석차 지난주 방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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