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교수 200여 명 대상으로 영어 특강
총장 면담 통해 '약자 동행' 시정철학 공유
‘SIF in NY’ 찾아 서울만의 투자 강점 소개
[뉴욕=뉴시스] 권혁진 기자 = 오세훈 시장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동부 세계적인 명문대인 예일대학교의 맥밀런 국제학연구소를 찾아 예일대 학생, 교수 등 200여 명 앞에서 특별강연을 선보였다.
이날 특강은 예일대 동아시아 학회(The Council on East Asian Studies)의 초청으로 마련된 자리로, 오 시장은 법학대학원에서 객원교수를 지냈던 1998년 이후 25년 만에 다시 예일대를 찾았다.
미국 최상위권 사립종합대학인 예일대는 목회자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대표적 콜로니얼 칼리지(Colonial Colleges) 중 하나로 미국에서 세 번째로 오래된 대학이다. 미국 대통령을 5명(27대 하워드 태프트, 38대 제럴드 포드, 41대 조지 H.W. 부시, 42대 빌 클린턴, 43대 조지 워커 부시)이나 배출했고 연방대법원 대법관 19명, 60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탄생시켰다.
강연장인 루스홀 강당은 오 시장을 보기 위한 학생, 교수들로 인해 가득찼다. 50여명은 자리가 없어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아무도 없을 줄 알고 걱정했다. 와줘서 고맙다"고 말한 오 시장은 '약자와 동행하는 글로벌 도시 서울'을 주제로 영상과 함께 영어 특강을 진행했다.
우선 언급한 것은 공정한 기회의 사다리를 제공하는 '서울런'이었다.
오 시장은 "한국에서는 학원이라 불리는 사교육으로부터 추가적인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만 좋은 대학에 진학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부유층과 빈곤층 간의 차이가 점점 더 벌어지게 되는 주요 원인"이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가난한 학생들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그래서 서울런이라고 하는 교육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올해만 461명의 참여자들이 대학에 진학했다고 설명한 오 시장은 "서울런을 통해서 단 한 명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 하더라도 서울런에 들인 예산은 제값을 톡톡히 했다고 굳건히 믿는다. 서울런을 위해 예산을 전혀 아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을 서울런을 시작으로 '약자와의 동행'을 위한 복지정책들을 연거푸 설명했다.
안심소득을 두고는 "내가 실험하는 새로운 복지정책 하에서는 빈곤층이 더 많이 일하고 더 많이 벌기를 원하게 될 것"이라며 "정책이 성공을 거두게 된다면, 여러분들이 지금껏 알고있는 기존 복지정책들은 시대에 뒤떨어진, 구식의 정책들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오 시장은 "부유층이 더 많이 내고 빈곤층이 덜낸다. 그런데 빈곤층이 받는 의료혜택은 훨씬 많다"는 한국 의료보험제도를 설명하면서 "취약계층을 위한 서울시립 병원들을 더욱 많이 세우려고 한다"고 알렸다.
이밖에도 노숙자, 저소득층 대상 평생교육프로그램과 해외 자원봉사 파견, K-라이스벨트 등 한국 전쟁을 딛고 세계에 도움을 주게 된 달라진 한국을 설파했다.
"단돈 50달러로 버스, 지하철, 자전거까지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라며 최근 발표한 기후동행카드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오 시장은 "나는 가난한 집에서 자랐다. 내가 왜 이렇게 사회적 문제에 대해 생각하는지 알 것 같은가"면서 "그저께 뉴욕시장과 술을 마셨는데 우리 둘 다 배경이 비슷하다는 걸 알았다. 뉴욕시장의 어머니가 그러셨다더라. '어려운 시간이 위인을 만든다'고"라는 말과 함께 서울 소개 영상으로 강연을 마쳤다.
특강에 앞서 오 시장은 피터 샐러비 예일대 총장과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과거 예일대 객원교수 시절 경험을 공유하고, 코로나19를 거치며 소득에 따라 교육 양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서민, 중산층 가정 학생들의 교육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예일대에서 추진하고 있는 교육 지원정책 등을 청취했다.
한편 오 시장은 같은 날 오전 뉴욕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서울 투자가 포럼(SIF)에 참석해 북미지역 글로벌 기업, 투자자를 대상으로 서울의 투자유치 환경을 전면 세일즈했다.
서울시와 대신증권이 주최하고 인베스트서울이 주관한 포럼에는 JP 모건, 골드먼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 관계자뿐 아니라, 벤처캐피털(VC), 자산운용사 등 북미지역 주요 투자자 총 100명이 참석했다.
오 시장은 북미지역 주요 투자은행, 투자자를 대상으로 여의도 국제 금융지를 중심으로 한 기업하기 좋은 서울의 투자환경을 소개하며 풍부한 인적자원, 핀테크·바이오·AI·로봇 등 4대 첨단산업을 고루 갖춘 서울만의 강점을 강조했다.
6박8일 출장의 마지막 날인 22일에는 세계 금융 중심지 월 스트리트(Wall Street)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시가총액 기준)의 뉴욕 증권거래소를 찾아 금융관계자들과 서울을 글로벌 경제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한 의견을 나눴다.
오 시장은 서울을 금융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소개하고 서울 소재 혁신기업의 뉴욕시장 상장 등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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