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기준금리 30%로 5%P 대폭 인상…"인플레 억제"

기사등록 2023/09/22 13:17:29 최종수정 2023/09/22 13:50:04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살인적인 인플레에 시달리는 튀르키예의 중앙은행은 2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30%로 종전보다 5.0% 포인트나 대폭 올렸다.

마켓워치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이날 금융정책 결정회의를 열어 기준금리인 7일물 레포 금리를 이같이 인상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6월 이래 4차례 연속 이뤄졌다. 8월에는 예상의 3배인 750bp(7.5% 포인트) 올렸다. 하피주 가예 에르칸 중앙은행 총재 취임 후 기준금리는 총 21.5% 포인트 인상됐다.

중앙은행은 성명을 통해 "인플레 전망이 크게 개선할 때까지 적시에 단계적인 금융긴축을 필요에 따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혀 추가 금리인상 방침도 분명히 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5월 대선에서 승리, 재집권한 직후 경제금융 사령탑을 에르칸 총재와 메흐메트 심셰크 재무장관 등 시장중시파로 교체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대선 때까진 경제학 정석과는 역행해 "금리를 내리면 물가가 내린다"는 정책을 내세워 경제불안을 키웠다.

하지만 재선 후 중앙은행은 금리인상에 나섰다. 중앙은행은 요즘 재차 가속하는 인플레에 대응하고자 이번에 기준금리를 크게 인상했다.

8월 소비자 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8.9%에 달했다. 튀르키예 정부는 이달 들어 2023년 말 CPI가 65%나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치솟는 인플레는 저금리 정책으로 인한 매도로 리라화가 약세를 보이는 걸 그 배경으로 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국영은행을 외환시장에 개입시키는 등 리라화 급락에 나섰지만 5월에 순외환보유액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한계를 맞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9월 상순 "금융긴축을 통해 인플레율을 다시 한 자릿수로 돌아가게 하고 경상수지를 개선하겠다"고 밝혀 그간 고집한 정책을 조정한 형태로 에르칸 총재 등 경제금융 사령탑의 새로운 금융정책을 용인하는 자세를 취했다.

튀르키예 경제의 초점은 경기에 큰 충격을 주지 않은 채 인플레를 억제하는데 두고 있다.

에르도안 정부는 9월 내놓은 중기전망에서 2023년 경제성장률을 전년 대비 1.1% 포인트 내린 4.4%로 예상했다.

2024년 말 시점에 인플레율을 33%로 점치면서 인플레을 진정시키려면 장기전을 펼쳐야 한다고 관측했다.

리라 환율은 7월 이래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지만 금융당국이 여전히 시장개입을 계속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이다.

민간은행 외환거래 담당자는 "지금도 거래 가운데 90%를 국영은행이 차지하면서 리라 시세를 사실상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라 환율은 기준금리 동결 발표 후 달러에 대해 하락하면서 일시 1달러=27.105리라로 사상 최고치에 육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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