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세로 기름값 1800원대 진입…2천원 육박도
추경호 "향후 국제유가 추이 따라 연장 여부 검토"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최근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서민의 물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가 세수부족 상황에서도 유류세 인하 추가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인하 종료 시 기름값이 2200원을 넘을 것으로 관측돼 유류세 인하 연장 조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1일 기준 휘발윳값은 ℓ(리터)당 1779.75원으로 전날보다 2.91원 올랐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경유와 함께 10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1800원대에 진입하고 있다.
같은 기간 서울의 경우, 휘발윳값이 ℓ당 1862.08원으로 1900원대를 바라보고 있고, 일부 지역 주유소에는 2000원대 휘발유까지 등장했다.
국제유가는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는 건 시간 문제라는 전망도 나온다. 20일 기준 두바이유는 95.19달러, 인도분 브렌트유는 94.34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가다. 미국 내 원유 가격 지표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91.20달러까지 올랐다.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2000원대 휘발유가 머지않은 상황이다.
현재 유류세율은 10월 말까지 휘발유 25% 인하, 경유·액화석유가스(LPG)부탄 37% 인하가 적용된다. 휘발유 유류세는 ℓ당 615원으로, 인하 전 탄력세율인 ℓ당 820원보다 205원 낮은 상황이다.
만약 지금처럼 유가가 꾸준히 상승하는 가운데 인하가 종료되면 2200~2300원대의 휘발유 가격을 맞게 될 가능성도 있다. 경유와 LPG부탄도 기존에 할인되던 금액인 ℓ당 각 212원, 73원이 더 오른다.
역대 최대인 60조원가량의 세수결손으로 인해 정부 입장에서는 추가적 세제 지원을 고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제유가 상승이 물가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유류세 인하 연장 조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 상승 영향으로 8월 물가는 이미 석 달 만에 3%대를 기록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5일 유류세 인하 추가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지난 8월 중순 국제유가의 상승을 고려해 10월까지 2개월 유류세 인하를 연장한 바 있다.
추 부총리는 "최근 높은 국제유가 변동성에 대응해 유류세 인하와 유가연동보조금을 10월까지 연장했다"며 "향후 국제유가 추이에 따라 추가 연장 여부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국제유가가 여러 산업에 대한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유류세 인하 연장을 지속하는 게 필요하다고 목소리도 나왔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류세는 에너지 가격 영향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들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 기본적으로 에너지 가격을 안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물가 상승과 경기 부진이 상당히 강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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