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낚시선 돕다 실종된 50대 선장의 안타까운 사연

기사등록 2023/09/22 05:50:53 최종수정 2023/09/22 05:52:58

실종자 가족, 해경이 해양사고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 주장

아버지 실종자로 처리돼 금융거래 등 어려움 많아 생계 막연

남을 돕다 실종됐으니 의인으로 처리해 달라 요구

[거제=뉴시스] 신정철 기자= 거제시 일운면 지심도 앞 해상에서 50대 낚시어선 선장이 고장난 또 다른 낚시어선을 구조하려다 실종돼 해경이 수색에 나선지 20일이 지났다. 사진은 창원해양경찰서가 실종자 수색을 벌이고 있는 모습.(사진=창원해경 제공).2023.09.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거제=뉴시스] 신정철 기자 = 거제시 일운면 지심도 앞 해상에서 50대 낚시어선 선장이 고장난 또 다른 낚시어선을 구조하려다 실종돼 해경이 수색에 나선지 20일이 지났다.

22일 창원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4시41분께 거제 일운면 지심도 남서방 0.6해리 해상에서 9t급 낚시어선 대성호의 선장 김 씨가 실종돼 지금까지 수색 중이다.

김 씨는 지난 3일 오전 1시26분께 9t급 낚시어선 H호 스크류에 밧줄이 걸렸다는 연락을 받고 밧줄 제거를 위해 공기통 등 잠수장비를 착용하고 바다에 뛰어들었다.

밧줄제거 작업이 끝났지만 김 씨가 물속에서 나오지 않자 H호 관계자가 VHF(무선통신)를 통해 해경에 실종신고를 했다.

신고를 받은 창원해경은 해경 경비함정 5척, 해군 함정 1척, 민간구조선 1척 등을 투입해 인근 해역을 수색하는 한편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을 위해 목격자 등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사고에 대해 실종된 대성호 선장 김씨의 아들 김동현 씨 등 가족들은 지난 21일 해경의 사건처리에 대해 뉴시스 등 언론에 안타까운 사연을 하소연 했다.

가족들은 "아버지가 줄감김 사고 낚시선을 돕고자 다이빙슈트, 산소탱크, 스쿠버다이빙 조끼, 침력보강용 납벨트 등 잠수장비를 착용하고 궂은 날씨에 칠흑같이 어두운 수심 40m의 깊은 바다 물속으로 뛰어들었다"며 "남을 돕다 실종된 만큼 의인으로 처리해 달라"고 했다.

또 "목격자 진술에 따르면 김 씨가 수중 작업 후 너울에 의해 대성호 선체에 부딪혀 기절하여 순식간에 가라앉았다고 하는데 H호 선장은 무얼했는지 알고 싶다"고 했다.

이들은 줄감기 사고을 일으킨 낚시어선의 선장이 칠흑같은 어둠속에 실종자 김 씨에게 작업을 요청하고도 사후 관리를 제대로 했는지의 여부, 실종 중인 상태에서 경제적 상황 등을 이유로 사망판정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의 여부 등 민원을 제기했다.

특히 "보통 선박의 줄감김 사고는 해경 구조대가 바닷물에 입수하여 줄을 풀었다는 언론 기사를 많이 보았는데 이번 사고의 경우 해경이 해양사고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론했다.

사고당시 사고선박 H호는 해양경찰에 사고내용과 함께 조난신고를 하고 안전지대로의 예인 요청 또는 해양 경찰 전문 다이버를 투입해 로프절단작업 등을 요청 했다.

그러나 해양경찰은 경비정이 출동하여 안전관리(조난되어 표류하고있는 선박이 암초또는 섬, 해상의 지형지물등에 가까이 가지않도록 감시하는등의 행위) 이 외에 아무런 조치도 해줄수 없다고 답변을 하면서 민간 다이버를 수배를 해 보겠다고 하면서 사실 이와 같은 사고 부분은 자체적으로 민간업체를 수배해 해결해야 한다고만 했다는 것이다.

이후 사고가 난 선박에서 저희 아버지께 연락하여 잠수해서 로프 절단하는 작업을 도와달라 요청하였고 저희 아버지께서는 어두운 새벽에 수심 깊은 바다에 들어가서 작업 하기 힘들다고 거절의 의사를 내비쳤으나 해경에서 도움을 주지 않고 계속 어쩔 수 없다고만 답변을 받으니 답답한 마음에서 직접 도우러 갔다고 했다.

또한 아버지에 대한 해양경찰 집중 수색은 종료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수색 여부를 궁금해 하고 있다.

이외도 "현재 한 가정의 가장이 황망한 인사 사고로 인하여 현재 시신을 찾지 못한다면 시신을 찾을 때까지 장례도 치르지 못한 채 선박과 집 담보로 받은 대출금을 갚아야 하고 월 납입금이 너무 많아서 갚기 힘든 상황"이라며 "해당 지자체와 관공서는 실종 이 후 6개월간 사망 판정을 받을수 없다는 답변을 하고 있어 장례, 대출문제가 계속 지체되어 굉장이 어려운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이에대해 지난 21일 통영해경은 "스크류 줄감김 사고 대응은 '조난선박 예인 매뉴얼'에 따라 단순 기관고장 , 부유물 감김 등 운항저해 선박 발생 시 자율적으로 예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있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오전 1시 26분께 낚시어선 줄감김 사고 신고접수 즉시 관할구역 경비함정인 P-29정을 현장으로 이동 시켰고 P-29정이 이동 중 선장과 정보교환 결과 부유물 감김 외 피해사항 없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현장에 도착한 P-29정은 사고선박 상대 표류 방지 차 투묘를 지시했고 H호 투묘 이후 인근 통항선박 안전관리를 실시하였고 당시 현지기상은 남서풍, 4-6m/s, 1m 0.5M’, 100% 흐림으로 선박의 안전에 위험사항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는 것이다.
 
또 민간잠수사 섭외를 위한 지원을 하였으나 심야시간으로 수배가 안되었고 이날 오전 3시18분께 H호가 자체적으로 스크류 부유물 일부 제거하여 자력으로 8노트 정상 항해하였고 서이말 인근까지 P-29정이 근접기동하며 안전관리를 실시했다고 했다.
 
H호 선장이 해상에서의 선박 관련 법상 선장의 책무를 다한 것인지 대해서는 창원해경이 H호 선장 등 관련자들의 진술 확보 하는 등 조사가 진행중에 있으며, 실종자 가족 측에서 보유하고 있는 통화내역 등을 제공받아 면밀히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또한 사고발생 이후 수중 수색과 항공수색, 해안가 수색이 이루어졌으며, 현재 수색은 종료되지 않았다고 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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