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주 뜨면 기관은 매도".…에스피시스템스, 기관투자자 이탈

기사등록 2023/09/20 11:24:20

주가 급등에 1년 보호예수 끝나자마자 차익실현 나서

주가 상한가까지 치솟으며 최고가 쓴 11일 전환청구 요청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로봇 테마주로 주목 받으며 올해 주가가 급등한 에스피시스템즈에 투자한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차익 실현에 돌입했다. 산업용 로봇 제주사 두산로보틱스의 상장을 앞두고 최근 한달 간 로봇 테마주의 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지자, 기관 투자자들은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자마자 투자 회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스피시스템스는 오는 25일 기발행주식의 12.3% 수준의 신주 물량을 상장할 예정이다.

전환비율은 1대 1.1339950372로 보통주 117만6849주가 신주 상장한다. 상장 후 전체 주식 수는 953만3135주에서 1071만1784주로 늘어난다.

앞서 지난 11일 에스피시스템스는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전환우선주(CPS)에 대한 전환 청구 요청을 수령했다. 이달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는 전체 CPS 가운데 95% 물량에 대한 보통주 전환 청구가 이뤄졌다.

이번 CPS전환은 주가 급등에 따른 시세차익을 얻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지난해 9월 9일 에스피시스템스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우선주 물량을 확보한 기관투자자들은 1년의 보호예수 기간 동안 매도가 불가능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로봇 관련주들이 테마주로 엮이며 주가가 급등하자, 기관투자자들이 신속하게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주 전환 청구를 신청한 지난 11일을 기준으로 보통주를 매매한다고 단순 가정하면 투자 성과는 115%에 달한다.

에스피시스템스의 주가는 올 들어 무려 141.16%나 급등했다. 6000원대였던 주가가 9개월 만에 1만5000원대로 뛰어 오른 것이다. 특히 로봇 테마주가 일제히 급등한 지난 11일엔 주가가 상한가(30.00%)로 치솟으며 1만963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기관투자자들이 CPS 전환 청구를 요청한 날이다.

에스피시스템스는 이차전지, 로봇 등 테마주로 묶이며 주가 고공 행진을 이어왔다. 특히 이달 국내 협동로봇 1위 두산로보틱스가 코스피 상장 채비에 나서며, 수혜주로 거론됐다. 에스피시스템스는 지난 2020년 두산로보틱스와 협동로봇 대리점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전환청구권행사는 기존 투자자들에겐 악재로 해석된다.

증권업계 한 전문가는 "현재 주가 대비 저렴한 금액에 새로운 주식 물량이 상장되는 것이여서 해당 투자자들이 시장에 던진다면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매도를 하지 않더라도 대규모 신주가 발행된 만큼 기존 주주들의 주식가치는 희석될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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