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임협 상견례 진행…22일부터 교섭 개시
노조 측, 기본급 18만원 인상 및 성과급 요구
사측 수용안 따라 "조기타결 vs 총파업" 예상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현대제철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을 원만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15일 첫 협상 테이블을 꾸린 만큼 당장의 총파업 리스크는 해소될 전망이지만 노사가 입장차가 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원만한 타결은 쉽지 않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하기휴가 및 산정 휴일 확대 등 다양한 복리후생 방안을 놓고 노사 간 치열한 기 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인천공장 노사는 지난 15일 사측 대표와 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마음관에서 2023년 임금협상 상견례를 진행했다. 현대제철 노사는 오는 22일 인천을 시작으로 당진, 순천, 포항 등 사업장별로 임협에 돌입한다.
노조 측은 올해 임협을 늦게 시작한 만큼 속도감 있고 성의 있는 교섭이 진행됐으면 좋겠다는 인사를 전했고 사측은 연내 임협 타결을 위해 여러 가지를 준비하느라 앞선 7차례 교섭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노조에 양해를 구했다.
노조 측은 올해 임협과는 별개로 현대제철에서 위탁 생산했던 스테인리스(STS) 냉연 제품 생산을 중단한 것에 대해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사측은 갑작스러운 결정에 대해 사과하며 성실 교섭 의지를 전달했다.
노조는 올해 임협 요구안에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영업이익의 25%를 성과급 특별성과급 지급 ▲각종 수당 인상 ▲하기휴가 및 산정 휴일 확대 등을 내세웠다.
특별성과급은 현대자동차가 올 초 지급한 400만원과 동일한 특별성과금에 주식 10주 가격을 포함한 금액으로 580만원을 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 임직원에게 580만원을 지급하면 지난해 영업이익 25% 수준이라는 것이 노조 측 계산이다.
사측이 노조의 요구안을 어느 정도까지 수용할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4개 분기 적자를 기록한 이후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52.1% 감소한 333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분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4% 줄어든 4651억원 영업이익을 올렸다.
하반기 철강 업황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경기 부양책 효과와 중국 철강업체들의 감산에 따른 수요 증가가 현실화될 지 미지수인 데다 글로벌 주요국의 보호무역 확산과 탄소 규제 강화로 어려움은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사측이 현대차에 준하는 임금 협상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현대제철 노조가 강경 대응으로 맞설 가능성도 높다. 현대제철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권을 확보한 만큼 요구안 관철을 위해 총파업 등 실력 행사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일부에선 현대제철 사측이 원만한 임협 마무리를 위해 현대차 인상률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에서 잠정 합의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노조와의 협상을 조기에 마무리 짓고 하반기 실적 개선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기 위함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노사가 상견례를 갖고 임금협상을 시작했다"며 "향후 노조와의 임금 교섭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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