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군, 란셋 자폭드론으로 미 지원 브래들리 전투차량 노려
구형 대형 폭탄에 날개 단 활공 폭탄으로 지휘소 등 타격
우크라군 소규모 부대 전술 전환 대응...속도전 힘들어져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지뢰밭과 참호, 교통로, 대전차 방해물 등을 집중 설치한 러시아군이 최근 정밀유도폭탄과 드론을 대거 사용해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전에 맞서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드론과 정밀유도폭탄 공격은 우크라이나군의 약점을 파악해 대응에 나선 결과다. 우크라이나의 공군력과 대공방어능력이 취약한 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러시아군은 자폭드론과 공중투하 정밀유도폭탄을 집중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전선에서는 폭발음이 끊이지 않는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상당한 피해를 감수하면서 자포리자 지역의 러시아군 1차 방어선을 돌파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불과 수 km 진격했을 뿐이어서 서방은 겨울이 오기 전 우크라이나군이 아조우해까지 진격하지 못할 것으로 평가한다.
러시아군이 사용하는 무기는 크게 두가지다. 란셋이라는 자폭드론은 주로 우크라이나 장비를 공격하는데 사용한다. GPS 유도 정밀폭탄은 지휘소를 공격하는데 쓴다.
드론보다 폭탄이 더 대응하기 어렵다. 철갑이 두꺼운 구형 폭탄에 유도장치를 단 형태여서 얇은 철갑만 뚫을 수 있는 요격 미사일로는 파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군이 큰 비용 들이지 않고 얼마든지 이런 포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점이 문제가 된다.
전쟁 초기부터 사용되는 란셋 드론은 러시아군의 대표 무기가 됐다. X자 형태의 날개에 앞에 카메라가 달린 란셋은 정찰드론과 함께 비행하면서 전장 상황을 정밀하게 전송한다. 란셋에 장착된 폭약은 상대적으로 소형으로 미제 120mm 박격포 정도의 화력이다. 그러나 카메라를 보면서 취약한 부위를 직접 타격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군의 첨단 장비를 파괴하기에 충분하다.
친러 텔레그램 채널들에 란셋이 공격하는 동영상 여럿이 올라와 있다. 러시아 국방부가 지난달 올린 동영상에는 란셋이 자포리자 지역에서 미제 곡사포를 파괴하는 장면도 있다.
란셋은 비행거리가 60km 정도에 달해 웬만한 우크라이나 무기는 전부 공격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초기에 거의 사용되지 않던 란셋이 크게 늘어 가장 큰 우려 대상이라고 밝힌다. 특히 최근 한 달 새 급증했다. 미제 브래들리 전투 차량은 지뢰와 대전차 로켓은 잘 막아내지만 란셋에는 약하다고 한다. 밝은 대낮에 2~3대의 란셋으로 집중 공격해 엔진 부위를 타격하면 파괴된다는 것이다.
러시아 매체들은 란셋 생산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한다. 생산비는 1대당 3만~5만 달러(약 4000만~6600만 원)으로 첨단 드론이나 미사일보다 훨씬 저렴하다.
우크라이나군은 중요 장비에 그물과 체인으로 방어망을 설치해 대응하고 있다. 란셋이 장비에 직접 충돌해 폭파하는 것을 막는 방법이다. 또 전파방해도 하고 있다. 란셋은 시야에 들어올 경우 기관총이나 소총으로도 격추할 수 있다. 그러나 주로 밤에 공격하기 때문에 란셋이 오는 것을 쉽게 발견하기 어렵다.
또 체공 시간이 미사일보다 훨씬 짧기 때문에 요격하기가 힘들다. 다만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러시아군은 한 번에 여러 발을 투하하고 있다.
이 폭격을 저지하는 유일한 수단이 러시아 전폭기들을 공격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군이 보유한 구형 소련제 전투기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F-16 전투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러시아 공군이 먼 거리에서 공격하기 시작하면서 지상군에 대한 공중 지원을 중단한 때문에 우크라이나군이 소규모 부대를 투입하는 전술로 전환해 진격할 수 있게 된 점은 유리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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