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세계 정보기술(IT) 경기동향을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여기는 대만 주요 핵심 기술업체의 매출 총액은 2023년 8월에 전년 동월 대비 11.2% 줄었다고 중앙통신과 연합보(聯合報) 등이 13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전자기기 위탁생산 서비스(EMS) 세계 최대인 훙하이(鴻海) 정밀 등 19개 대만 IT기업의 8월 매출 총액은 1조1493억 대만달러(약 47조7190억원)를 기록했다.
7개월 연속 전년 수준을 하회했다. 미중을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하지 않으면서 세계 1위 반도체 위탁생산 TSMC(臺灣積體電路製造)가 6개월째, 훙하이 정밀도 7개월째 매출이 감소한 게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생긴 컴퓨터와 태블릿 단말, 서버 등의 디지털 특수에 대한 반동이 계속 대만 IT업체 실적을 직격하고 있다.
19개사 가운데 14곳의 8월 매출액이 줄고 5곳 만이 늘어났다. 두 자릿수 급감한 업체도 11곳에 이르렀다.
중국 경제부진 여파로 스마트폰 판매도 침체 양상을 보이고 인공지능(AI) 관련으로 기대한 서버도 전체 수요회복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미중 설비투자는 여전히 저조한 실정이다.
최대 매출의 훙하이 정밀은 8.0% 줄어든 4128억 대만달러에 머물렀다. TSMC 역시 13.5% 감소한 1886억 대만달러로 떨어졌다.
EMS 세계 3위이자 애플 노트북 맥북(MacBook) 위탁생산에선 세계 1위인 광다전뇌(廣達電腦) 8월 매출은 23.1% 급감한 1013억 대만달러다.
아이폰 출하의 30%를 차지하는 세계 2위 EMS 허숴 롄허과기(和碩聯合科技 페가트론) 매출은 23.0% 대폭 축소한 893억 대만달러로 나타났다.
상하이에 생산거점을 둔 컴퓨터 주문생산의 런바오 전뇌공업(仁寶電腦工業 COMPAL)도 매출이 8.0% 감소한 817억 대만달러에 그쳤다.
중국 스마트폰용 반도체를 개발하고 설계하는 롄파과기(聯發科技 미디어텍) 매출은 5.5% 감소한 422억 대만달러로 집계됐다.
세계 반도체 위탁생산 3위인 롄화전자(聯合電子 UMC)는 25.2% 격감한 189억 대만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DRAM 생산의 난야과기(南亞科技) 경우 24.7% 크게 감소한 25억 대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대만 IT업계는 애플과 아마존 닷컴, 구글, 엔비디아 등을 주된 고객으로 해서 세계에 많은 디지털 제품을 공급한다.
현지 IT기업의 회복이 지연하는 건 향후 세계 디지털 경기의 회복을 늦추는 걸 의미한다.
IT산업 부진을 감안해 대만 행정원은 8월 2023년 국내총생산(GDP) 성장 전망을 1.61%로 낮췄다. 하향 조정은 4번째다. 경기회복 지연이 확실해지면서 8년 만에 저성장을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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