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인사이츠, "반도체 많아져 차값 또 오른다"

기사등록 2023/09/10 07:00:00 최종수정 2023/09/10 07:08:05

"2030년까지 전장 반도체 연평균 성장률 16.1% 전망"

"삼성·SK하닉 등 국내 기업, 완성차 업체 신뢰도 쌓아야"

[서울=뉴시스] 2022년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와 각 기업별 점유율. (사진=테크인사이츠) 2023.09.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2030년이면 자동차에 탑재되는 평균 반도체 가격이 1400달러(약 200만원)까지 상승할 것입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 고도화로 차 1대당 필요한 반도체 양이 늘면서 차 1대당 평균 반도체 가격이 200만원까지 오를 전망이다. 이는 2021년 기준 570 달러(약 75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166% 증가하는 셈으로 차값 인상의 주 원인이 될 수 있다.

10일 아시프 안와르 테크인사이츠 전장 반도체 연구원은 뉴시스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답했다.

아시프 연구원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의 기술이 발달하면서 관련 시장이 급격히 성장해 2030년에는 수소연료차를 포함해 차량 내 전기차 비중이 50%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차세대 전기자동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디지털 콕핏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및 커넥티드 차량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전기차 혁명이 도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수급이 불안해진 유럽을 비롯해 중국, 한국 등 각국에서 친환경 규제를 기반으로 전기차 보급에 주력하면서 전장 반도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2030년까지 두자릿 수 성장을 이어가며 그 이후에도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글로벌 전장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와 비교해 2027년까지 16.1% 연평균 성장률(CAAGR)을 기록할 것이며, 국내 전장 반도체 시장도 같은 기간 14.6% 상승할 전망이다.

특히 전기차 발달과 함께 자율주행 개발 속도가 가속화하면서 차량 내 센서가 융합해 날씨, 해상도, 거리 측정 등에 사용하는 정보처리 기술이 더 복잡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차량용 반도체 사용도 한결 늘어나야 한다.

아시프 연구원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은 인지도는 높지만 인피니언, NXP 등이 주도하는 전장 반도체 시장에서 완성차 업체들과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2020년과 2021년 매출 기준 차량용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인피니언은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시장 주도권을 유지할 전망이다.

아시프 연구원은 "지난해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590억 달러(약 80조원)로 1위 인피니언(시장점유율 13%)과 NXP, 르네사스, 텍사스 인스트루먼츠, ST마이크로 등 톱5 업체들이 49% 점유율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전장반도체 점유율은 10%대로 추정되며 점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메모리 성능과 함께 내구성이나 안정성을 우선시하며 공급망 관리에 보수적이기 때문에 신규 업체에게는 차량용 반도체의 진입장벽이 높아 신뢰도 확보 기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시프연구원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사이에서 한국 반도체 전자·부품 기업에 대한 인지도가 높다"며 "문제는 대부분의 경우 수십 년에 걸쳐 형성된 고착 관계를 뚫고 어떻게 신뢰도를 쌓느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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