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정욱 서울변호사회장 "건축 감리, 변호사가 맡는다면"

기사등록 2023/09/03 08:00:00 최종수정 2023/09/03 11:16:07

김정욱 제97대 서울지방변호사회장 인터뷰

"재개발·재건축 사업 등에 국민 불신 팽배"

"임명된 공사감리, 제대로 감시·감독 안해"

"'준법 감시' 변호사를 외부 감리로 도입해야"

"최소비용으로 불필요한 소송전 예방 가능"

직역 확대 비판엔 "투명해지는 걸 두려워 해"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정욱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이 지난 7월27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7.27.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요즘 아파트 부실시공 의혹은 건축 과정에서 감사가 제대로 안 돼서 그런 게 아닌가 싶어요. 준법 감시를 할 수 있는 법률전문가인 변호사들이 외부감리를 맡는다면 어떨까요?"

최근 철근 누락 등 아파트 부실시공 논란과 관련해 김정욱(43·변호사시험 2회) 서울지방변호사회(서울변회) 회장은 최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제안했다.

2021년 제96대 서울변회 회장 선거에서 최초 로스쿨 출신 회장으로 당선돼 임기를 수행하던 그는 지난 1월 재선에 성공하며 현재 제97대 서울변회 회장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이 추진하는 주요 사업의 특징은 변호사들이 국민들에게 고품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는 그중에서도 재개발·재건축 조합 및 대형 아파트 관리단에서의 변호사 외부감리 의무화가 등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 같은 사업 추진 배경으로 재개발·재건축 및 아파트 건설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꼽는다. 그는 "건설 과정에 수많은 비리와 각종 사건 사고가 만연함에도 그동안 방치돼 온 이유는 직접적인 이해관계자 외에는 그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섣불리 손댈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이뤄지면 소송전은 필수적이라고 할 만큼 조합장이 바뀌거나 개발 중간에 수많은 민·형사상 문제가 발생한다"며 "이에 따라 과도한 비용 소모가 잇따르고 있으므로 개선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발생하고 있는 아파트 부실시공 및 공사 사태의 배후에는 낙하산 인사 등에 의한 문제점도 상당수 기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명된 공사감리자가 건설 과정에서 제대로 된 감시·감독을 수행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정욱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이 지난 7월27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7.27. mangusta@newsis.com
김 회장은 공정하게 준법 감시를 할 수 있는 법률전문가인 변호사를 외부감리에 배치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국민들의 건강한 주거권을 보장하고 건전하고 투명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이뤄지기 위해 변호사의 외부감리 도입이 꼭 필요하다"며 "불필요한 고소·고발 및 소송 제기 등이 줄어들면서 오히려 위험비용이 감소하는 등 선순환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대형 아파트 관리단에 대해서도 "폐쇄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을 주민들이 알기 어렵다"며 "법률전문가를 외부 감리로 배정해 운영의 신뢰성을 높이고 비용이 적절하게 처리되는지 감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법조 직역 확대로 인해 '변호사만 좋아진다'는 비판에 대해선 "어폐가 있다"며 "절차와 진행이 투명하고 깨끗해지는 걸 두려워하는 측의 억지 주장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재개발·재건축 조합에서 이뤄지는 수십 차례 소송으로 인해 수십억 원이 넘게 소요되기도 한다"며 "사실 변호사 입장에서는 대규모 소송이 남발되는 게 더 좋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단순한 직역 논리가 아니라 미리 업무감리를 받으면 불필요한 소송전을 예방할 수 있다"며 "국민들의 건강한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변호사의 외부감리 도입 의무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변호사가 외부감리로 참여한다면 ▲국민 신뢰 회복 ▲불안감 해소 ▲부실 공사나 부정 발주 해결 ▲최소비용으로 과다한 소송비용 예방 가능 등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말 국회에서 발의된 뒤 현재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심사 중이다.

김 회장은 또 법조계의 주요 쟁점 사항 중 하나인 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권(ACP) 보장 방안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정욱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이 지난 7월27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7.27. mangusta@newsis.com
그는 "이름 때문에 오해를 다소 받는데, 변호사의 특권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변호를 맡긴 의뢰인, 즉 국민의 권익 보호를 위해 비밀을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라며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해 의뢰인의 비밀보호가 중요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으나 이는 근시안적인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절차적 정의가 사라지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며 "상담 내용이 수사기관에 의해 마음대로 유출된다면, 어느 누가 마음 편하게 터놓고 법적 조력을 받을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법률 플랫폼 문제와 관련해선 "장기적으로는 대한변호사협회가 제공하는 '나의변호사'처럼 영리 목적이 배제되고 정보가 검증된 공공플랫폼이 자리 잡아야 한다"며 "국민에게 더 많이 알려지고 보다 많은 편익을 제공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국민과 법조계가 함께 윈윈(win-win) 할 수 있는 정책들을 펼쳐나가겠다"며 "이를 통해 법조계가 바로 서고, 법치주의가 일상 곳곳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parkhj@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