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3나노 생산 감소 전망…주문 취소·생산 지연 여파
삼성 추격 성공하려면 "양산 수율 달성, 적기 공급이 관건"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생산에 들어간 TSMC의 3나노 공정이 올해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에 그칠 전망이다.
TSMC는 애플과 인텔 등을 3나노 주요 고객으로 확보해 생산 로드맵을 구체화했지만,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복병으로 등장했다.
이에 애플은 스마트폰 수요 회복 지연으로 '아이폰15' 시리즈에 탑재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A17 바이오닉 칩'의 주문을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와 AMD, 퀄컴 등 TSMC의 3나노 공정을 활용해 제품을 개발 중이던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들도 줄줄이 출시 시기를 연기했다.
기존 공정에 비해 50% 비싼 TSMC의 3나노 생산 단가도 고객사의 부담이다. 인텔도 차세대 CPU(중앙처리장치)의 설계 지연으로 생산을 늦추기로 한 상태다.
대만 언론 디지타임스는 "TSMC의 오는 4분기 3나노 공정 생산량은 과거 예상치인 월 8만~10만개에서 상당히 감소한 월 5만~6만개로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해외 생산거점 확대, 대만 전기요금 인상 등 비용 증가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올 하반기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15가 출시되지만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은 셈이다.
앞서 TSMC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 연 매출이 전년 대비 10%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당초 전망치인 '한 자릿수 감소'보다 눈높이를 더 낮춘 것이다. 경기 불확실성에 하반기 실적 눈높이를 낮추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삼성전자도 3나노 수주에 애먹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말 3나노 양산을 시작했으나, 현재 3번째 제품을 양산 중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3나노 공정 도입 지연이 삼성전자가 TSMC를 추격할 시간을 번 것으로 낙관하
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고객들의 3나노 도입 연기는 삼성전자가 3나노 수율(결함 없는 합격품의 비율)을 개선할 수 있는 시간을 1년 더 확보하게 만드는 긍정적 영향이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3나노 수율은 60% 이상으로, 현재 TSMC의 55%에 견주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3나노 도입 지연으로 최근 파운드리 격전지가 된 '4나노'에서도 75% 이상 수율 안정화를 거뒀다.
삼성전자는 이에 미국 스타트업 반도체 회사 그로크 외에도 다수의 고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엔비디아나 AMD도 삼성전자의 4나노 공정을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일반적으로 파운드리를 교체하면 비용 증가뿐 아니라 예기치 못한 각종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율 외에 가격 등 다양한 이점으로 삼성전자가 시장의 신뢰를 얻은 것으로 해석된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 사장은 지난 5월 한 강연에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기술력은 TSMC에 1~2년 뒤처져 있지만 5년 안에 TSMC를 앞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3나노 경쟁에서 우위에 서려면 최소한의 양산 수율을 달성해 퀄컴 등 고객들에게 적기에 충분한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