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9월11일 이후 출석" 발표하자 검찰 "4일 출석하라"
지난주 이어 양측 신경전 과열…민주, 출석 일정 내부 논의
9월 체포안 표결 전망…처리 여부 놓고 계파 갈등 불가피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 소환 조사 일정을 두고 검찰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수원지검은 전날 이재명 대표 변호인을 통해 다음달 4일 출석을 유선과 서면으로 재차 요구했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검찰이 다음달 4일로 출석 일정을 통보한 것은 앞서 이 대표 측이 다음 달 본회의가 열리지 않는 주간에 검찰에 출석할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이 대표는 9월 정기국회 본회의가 없는 주간에 검찰에 출석할 것"이라며 "본회의가 없는 9월 11일 정도가 될 것이고, 그 주에 검찰 조사를 받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검찰이 이 대표의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재차 입장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와 검찰은 지난 23일에도 출석 일정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검찰은 지난주 이 대표에게 이달 30일 대북송금 의혹 관련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다. 이에 이 대표는 "다음 주 당무 등으로 전혀 시간을 낼 수 없으니 내일(24일) 가겠다"고 했으나 검찰은 일정에 따라 조사하겠다고 밝히며 거부했다.
검찰은 지난 22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관련해 이 대표를 제3자뇌물 혐의를 적용해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했다. 또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재판과 관련한 사법방해 혐의로 당대표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 박찬대 의원을 소환 통보하는 등 동시다발적으로 수사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자신의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된 것에 대해 "황당하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이 다음달 4일 출석하라고 통보한 것에 대해 워크숍 일정 등을 고려해 내부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다만, 이 대표 측의 요청대로 9월 중순께 검찰 조사를 받아도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추석 전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내에서는 체포동의안 표결과 관련해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는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친명계는 부당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막기 위해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야 한다고 했지만, 비명계는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만큼 체포동의안을 가결시켜야 한다고 보고 있다.
친명계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수사를 몇 년 동안 했으면 언제든 영장 칠 수 있어야지 굳이 정기 국회 들어가면서 소환도 하고 영장을 치겠다는 것은 검찰이 그만큼 자신 없다는 거 아닌가"라며 "이런 무도한 검찰의 폭압 앞에서 당이 똘똘 뭉쳐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명계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체포동의안, 불체포 특권 문제는 당도 이 대표 본인도 이미 국민들께 여러 차례 약속을 한 사안"이라며 "이 대표 말 한 마디면 끝나는 일인데 자꾸 거부한다는 둥 이 대표에게 지키겠다는 약속을 국민들에게 하라는 둥 하게 되면 참 모양이 구차스럽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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