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다목적차량 투트랙 공략"…인니 시장 통하는 현대차

기사등록 2023/08/28 16:27:14

세계 4대 모토쇼 'IAA 모빌리티' 대신 인도네시아 모토쇼 참가

현지 전략 차종 '스타게이저 X' 선보여…3727대 주문실적 달성

세계 4위 규모 인구와 풍부한 자원, 동남아 신흥시장 부상

현대차, 브카시 생산공장 세워…현지 정부 전기차 정책에 발맞춰

[서울=뉴시스] 지난 1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국제 모토쇼(GIIS)'에 마련된 현대자동차 부스. (사진=현대차 인도네시아 법인) 2023.08.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현대차가 글로벌 신흥 시장인 인도네시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전기차와 다목적 차량을 앞세운 투트랙 전략으로 세계 4위 인구 대국을 사로잡는다는 구상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다음달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IAA 모빌리티 2023'에 불참하는 대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최한 국제 모토쇼(GIIAS)에 참가해 대형 부스를 꾸렸다. 세계 4대 모토쇼로 꼽히는 IAA 모빌리티에 현대차가 불참하는 것은 20년 만이다.

현대차는 대신 이번 인도네시아 국제 모토쇼에 참가해 3727대 주문 실적을 올렸다. 특히 현지 전략 차종인 '스타게이저'를 1600대가 팔리며 경쟁 모델인 토요타 '아반자'(1213대)를 제쳤다. 현대차가 지난해 인도네시아 시장에 선보인 스타게이저는 소형 7인승 다목적 차량(MPV)로 지난해 현지에서 3만4061대가 팔렸다.

스타게이저가 현지에서 인기를 얻자 현대차는 이번 모토쇼에서 후속 모델인 스타게이저 X를 공개했다. 기존 모델보다 스포티한 이미지를 강조한 외관에 6~7인을 수용하는 넉넉한 실내 공간이 눈길을 끈다. 동력 성능은 최고출력 115 마력, 최대토크 14.7㎏.m로 전방 충돌 방지 보조 등 각종 편의사양도 탑재됐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전통문양인 바틱이 들어간 아이오닉 5과 아이오닉 6 체험 공간을 마련하는 등 전기차 홍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프란시스쿠스 소에르조프라노토 현대차 인도네시아 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현대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현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보다 다양한 차량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전진우 기자 =  현대자동차 다목적차량 (MPV) 스타게이저와 전기차 아이오닉 5 인도네시아 판매량. (자료=현대자동차 제공) 2023.08.28 618tue@newsis.com


현대차가 인도네시아 완성차 시장에 이렇게 주력하는 건 성장성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인도와 중국, 미국에 이은 세계 4위 인구 대국(2억7743만명)으로 동남아시아 최대 인구를 보유했다. 여기에 전기차 핵심 소재로 꼽히는 니켈 등 광물 자원이 풍부한 완성차업체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통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1월 인도네시아 브카시에 현지 첫 생산 공장을 세우고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했다. 브카시 공장의 생산 능력은 연간 15만대로 현대차는 이를 최대 25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곳에서 생산되는 차량들은 전략 차종인 크레타와 스타게이저를 포함해 아이오닉 5 등 총 5종이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인도네시아에서 1만8208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93.1% 증가했다. 점유율도 1년 전보다 1.6%포인트 증가한 3.6%로 판매 순위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기차의 경우 인도네시아 정부의 전기차 세제혜택을 발판 삼아 판매량을 매달 늘리고 있다. 아이오닉의 1~7월 판매량은 4538대다.

인도네시아는 '일본차 텃밭'이라고 불릴 만큼 일본 브랜드 점유율이 90%에 달한다. 이에 현대차는 2030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현지 정부 정책에 따라 전기차 생태계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아이오닉 5 1만대 판매와 함께 내년부터 전기차 생산을 늘려 점유율도 늘릴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짓는 배터리셀 공장도 준공을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찌감치 전동화 전환에 나선 현대차와 달리 경쟁 업체들은 이제서야 인도네시아에 전기차 공장을 짓거나 계획 중"이라며 "이 기간 동안 현대차가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것은 물론 후발주자 이미지도 희석되는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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