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찬우, 지난 6월 방송서 '근비대' 발언
흑자헬스, 저격 영상 올리며 다툼 시작
살인·명예훼손 등 고소, 고발로 이어져
[서울=뉴시스]이창환 기자 = 이른바 '근비대' 발언으로 악연이 시작된 두 크리에이터 '용찬우(박찬우)'와 '흑자헬스(김지훈)'. 설전으로 시작된 이들 간의 싸움은 두 달이라는 시간을 넘기면서 고소·고발로 이어지는 상황이 됐다.
다른 유튜버가 중재해 두 사람 사이의 토론이 이뤄지는 듯 했지만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이들은 직접 만나지는 못한 채 자신의 방송과 전화 통화 등을 통해 공방을 이어가며 온라인 상에서 화제의 인물이 되고 있다.
25일 유튜브에 따르면 용찬우와 흑자헬스 간 설전은 근비대 관련 발언에서 비롯됐다.
지난 6월 '유읽남' 채널에 출연한 용찬우가 "저는 자기 몸을 자유자재로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는 근비대가 제일 적당한 거라고 생각한다"며 "(우락부락한 몸) 그건 비효율적인 근육이고, 그런 사람은 전쟁 나면 다 죽는다. 뒤에서 누가 공격하면 못 때린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으면서다.
운동 유튜버인 흑자헬스는 해당 영상을 접한 이후 '용찬우가 누군데 벌크업을 하라 마라야'라는 영상을 올리며 공개 저격했다.
이는 이들 사이 설전이 본격적으로 오가게 된 발단이 됐다.
용찬우는 이후 유튜브 커뮤니티에 "내 메시지를 왜곡해 다수의 기분이 나쁘도록 맥락을 부여하기도 하고, 내가 운동을 하기 전의 모습으로 나를 조롱하는 경우도 있어 안타까웠다" "우울증에 자진해 걸리는 것과 몸 관리도 못 하는 나태함, 그리고 경제적으로 무능력한 것을 평소 경계하는데 누군가 자신이 이 세 가지에 모두 해당한다며 덥석 내게 다가왔다" 등의 내용을 올렸다.
아울러 자신을 비난하는 대상을 '무급 홍보담당관'으로 지칭하기도 했으며, '사람들이 말하는 가까운 사람의 죽음이나 어린 시절의 학대 등 이 모든 고통은 우리의 주관이 만들어 내는 고통'이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하면서 누리꾼들로부터 '흑자헬스를 겨냥했다'는 반응을 얻기도 했다.
다만 그는 "(제 메시지에) 의미를 부여한 건 본인" "누구를 저격, 비판하는 것도 아니고 내 건강관에 대한 선언"이라고 선을 그으며 직접적인 언급은 삼갔다.
그러면서 "저를 모함하는 세력이 있다. 허위 사실로서 저를 공격했고, 오해를 풀고자 하는 개인적 만남조차 세 차례나 거절했다" "내 말은 한마디도 듣지 않고 대중이 나를 모함하니 영혼이 찢겨 나가는 심경이다. 지금껏 많은 조치를 해뒀다" 등의 메시지도 연이어 내놨다.
반면 흑자헬스는 ▲용찬우의 과거 모음·연예인병 ▲용찬우를 공격하게 된 이유 등 저격 영상을 잇따라 올렸다.
과거 용찬우의 발언이나 행위를 문제 삼은 콘텐츠로, '부자인 척하며 성공팔이 하나' '특정 방송인을 저격하고 가수를 조롱했다' 등의 내용이었다.
아울러 '용찬우야말로 살인죄 아닐까요'라는 제목의 영상 등에서 "정신병을 부정하고 정신적으로 힘든 분들을 조롱하고 의사에게 치료받을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면 문제가 된다"며 "용찬우가 '우울증은 거짓'이라고 말한 게 알려지자 여러 정신과 의사들이 관련 영상을 올린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용찬우가 저지른 만행들은 이제 흑자헬스와 용찬우의 개인 간 문제를 넘어 사회 문제"라며 "우울증은 '죽을 정도로'가 아닌 정말로 사람을 '죽이는' 병이다. 불특정 다수를 죽음으로 몰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또 용찬우 측이 고발한 사건의 경찰서 출석 브이로그나 앞서 용찬우가 보낸 사과 메일 등도 콘텐츠로 삼았다.
앞서 용찬우의 아버지인 박경서 노무사는 자신의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수많은 비방 및 의혹 양산으로 막대한 고통과 피해를 보고 있다"며 흑자헬스를 살인죄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에 흑자헬스도 허위 사실 유포 등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한 바 있다.
이처럼 사소한 발언 하나로 설전을 시작한 두 크리에이터는 법적 수단까지 동원하며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서로의 입장을 피력하는 '합동 방송' 이야기가 여러 차례 나오기도 했으나 끝내 성사되지는 않았다.
최근 이들 간 토론을 제안했던 유튜버 '구제역'은 최근 영상에서 "갑자기 용찬우님이 입장을 번복했다. 토론을 못 하겠다고 한다, 그 이유는 본인을 조롱거리 삼는 사람에게 더이상 건덕지를 주고 싶지 않다는 거였다"며 "그러면서 흑자헬스님을 먼저 섭외한다면 그 토론 제안에 응할 생각이 있다고 얘기했다"고 언급했다.
흑자헬스와 용찬우는 장외 공방을 이어가다 최근 전화 통화를 통해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흑자헬스는 이달 19일 진행된 실시간 방송에서 용찬우에게 전화를 걸어 "(그쪽으로 갈 테니) 방송을 끄지 않겠다고 약속하라. 저는 (앞서) 사적으로 만날 이유가 없다고 얘기했다"며 "서울까지 운전해서 가면 1시간 반 걸리는데 헛걸음할 것에 대한 장치"라고 말했다.
이에 용찬우는 "오시면 된다.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 계속 방송을 켜겠다는 거냐, 그럼 저를 만나는 게 그냥 비방할 수 있는 자료를 얻는 것 같다"며 "저를 이렇게 소재로 삼아서 방송하시는 이유가 뭐냐 공익이냐 이게"라고 언급했다.
이어 용찬우가 자신이 올린 글이 누군가를 저격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말하자, 흑자헬스는 "무급 홍보담당관이 흑자라는 것도 인정 안 하시는데 당신과 무슨 토론을 하냐. 의견은 잘 알겠다"며 "서로 만날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냥 법정에서 뵙기로 하자. 건강하시라"라고 답한 뒤 전화를 끊었다.
두 유튜버의 공방은 고소전으로 비화하며 두달째 이어지고 있지만 누리꾼들은 이를 일종의 '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두 사람의 영상과 통화는 여러 누리꾼에 의해 2차 창작물로 제작되며 '밈'(meme·유행 콘텐츠)으로 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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