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선택 사건 이틀 뒤 조기방학…내일 개학
"새 담임, '고되겠지만 맡아보겠다' 본인 동의"
고인 교체 요청했던 기존 교실, 신관으로 이동
유족, '순직 처리' 절차 진행 예정…변호사 선임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지난달 1학년 담임교사의 극단선택으로 깊은 실의에 빠진 서이초등학교가 새 교실에서 새 담임교사와 새 학기 맞이를 준비 중이다.
교육청은 고인의 순직 처리 절차를 유족과 협조해 지원할 계획이다.
20일 서울시교육청과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따르면, 하루 뒤인 21일 서이초가 31일 간의 여름방학을 마치고 2학기를 시작한다.
서이초는 지난달 18일 1학년 6반 담임교사 A씨가 교내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돼 파장이 커지자 지난달 20일 조기방학에 들어갔다. A씨는 지난해 신규 임용된 2년차 교사였다.
여름방학 기간 교육계는 교권보호 논의로 뜨거웠고, 서이초는 재정비에 나섰다.
1학년 6반 새 담임에는 20여년 교직에 몸담은 초등교사가 배정됐다. 기존 서이초에 있던 교사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청 관계자는 "본인 동의를 받아 서이초 외부 교사 한 분을 비정기 전보로 보내기로 했다"며 "많이 부담스럽지만 고생스럽더라도 2학기 동안 맡아보겠다는 의지를 보이셨다"고 설명했다.
A씨가 생전 교체를 요구했던 1학년 6반 교실도 뒤늦게 이사를 마쳤다.
과거 급식실로 쓰여 어둡고 환기도 잘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 본관 1층 공간에서 과학실과 교과전담실이 있던 신관 2층에 새 교실이 마련됐다. 과학실과 교과전담실은 운동장 한 켠의 모듈러 교실로 옮겨졌다.
기존 1학년 6반 교실을 추모공간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교육청 관계자는 "당장은 쓰임새를 정하지 않고 현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며 "추후 활용 방안은 학교에서 협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학교 구성원에 대한 심리상담 지원은 아직 진행 중이다.
지난달에는 동료 교사들에 대한 상담이 이뤄졌으며, 이번 달에는 서이초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이 진행됐다.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은 전날까지 세 차례에 걸쳐 총 26명이 상담을 신청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 중 11명이 1학년 6반 학부모였다. 총 5명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서이초에 배정돼 방문 상담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은 유족과 협의해 A씨의 사망을 '순직'으로 인정받기 위한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순직 처리는 공무원연금공단에서 A씨가 공무상 재해를 당해 사망했다고 인정해야 가능하다. 이 경우 유족에게 기준소득월액 평균액의 24배의 보상금이 지급된다.
앞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A씨가) 공무상 재해로 인정받아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유족, 여러 부처와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강남서초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유족이 교육지원청에 공무상 재해 처리를 신청하면, 교육지원청에서 사안을 객관적으로 검토한 후 의견서를 첨부해 공무원연금공단에 최종 판단을 구하게 된다"며 "절차 진행을 위해 유족측이 변호사를 선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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