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살에 밀린 자동차, 뒤 차량 순식간에 덮쳐…오송 참사 긴박한 현장

기사등록 2023/08/17 16:25:05 최종수정 2023/08/17 20:10:05

오송참사 생존자협의회, 미공개 블랙박스 영상 공개

(사진=오송지하차도 참사 생존자협의회 제공, SBS 캡처본)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주영 인턴 기자 = 지난 16일 오송지하차도 참사 생존자협의회가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당시 현장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세종 방면과 옥산 방면에서 각각 찍힌 블랙박스 영상에는 거센 물살과 탈출하려는 사람들의 모습이 생생히 담겼다.

영상은 지난달 15일 오전 8시30분께 세종 방면으로 지하차도를 빠져나가려는 A 차량 내부에서 찍혔다.

거센 강물로 터널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차량 오른쪽으로 가장 많은 사상자가 나온 747번 빨간 버스가 등장했다. 화물차가 버스 뒤를 받으며 탈출을 시도했지만 이들은 결국 멈춰 섰다. 버스 승객 중 유일한 생존자였던 사람이 버스 창문을 여는 모습도 보였다.
(사진=오송지하차도 참사 생존자협의회 제공, SBS 캡처본) *재판매 및 DB 금지

선루프와 창문을 통해 차에서 나온 사람들이 중앙선 가드레일을 붙잡고 터널 밖으로 이동했다. 물살에 밀린 자동차가 뒤 차량을 덮치는 모습도 담겨있었다. 탈출하는 사람들은 아직 차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들의 손을 잡고 끌었다.
(사진=오송지하차도 참사 생존자협의회 제공, SBS 캡처본) *재판매 및 DB 금지

또 다른 블랙박스 영상은 옥산 방면으로 향하던 B 차량 내부에서 찍힌 모습이 담겼다.

해당 차량은 옥산 방면으로 주행하다 터널 한가운데 갇혔다. 차량에 있던 동승자가 8시36분께 119에 최초로 신고했다.

함께 갇힌 트럭 탑승자 2명이 차에서 나와 벽에 의지해 바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또 다른 자동차에 있던 여성 탑승자와 B 차량에 있던 2명도 창문을 통해 빠져나온 뒤 탈출 일행과 합류했다.

옥산 방면으로 흘러오는 물이 거세지자 사람들은 방향을 바꿔 세종 방면으로 향했다. 연석을 밟고 탈출하다 수위가 높아지자 결국 물에 둥둥 떠서 허우적거리는 사람이 나왔다. 강물이 성인 키보다 높이 차오르자 사람들은 자동차 쪽으로 수영해서 다가간 뒤 보닛 위로 올라왔다. 먼저 올라온 사람들이 다른 이들을 도와 구조하는 장면도 찍혔다. 결국 차량 위에 올라오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사진=오송지하차도 참사 생존자협의회 제공, SBS 캡처본) *재판매 및 DB 금지

8시43분께 보닛 위에 앉은 사람이 가방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119에 신고했다. 수위가 천장까지 올라오자 사람들은 벽체에 붙은 조명 덕트를 붙잡고 탈출을 시도했다. 머뭇거리는 사람을 독려하는 모습도 담겼다.

지난달 15일 오전 8시 30분쯤 충북 청주 미호강이 범람해 임시 제방이 무너지면서 궁평2지하차도가 잠겼다. 끝내 탈출하지 못한 14명이 목숨을 잃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young4452@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