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정산조정계수 낮춰 발전자회사에 전기 싸게 구입
동서, 경주 풍력 등 사업 투자 성공에 '나 홀로 흑자'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한국전력공사가 9개 분기 연속 적자 행진 중인 가운데, 발전 자회사들도 올해 상반기 1조2000억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이 적자를 줄이기 위해 발전자회사로부터 정산조정계수를 낮게 책정해 전기를 싸게 사들이면서 한전의 부담을 일부 떠안았기 때문이다.
17일 에너지 공기업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2분기 2조27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9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누적 적자 규모는 46조9516억원에 달한다.
모회사인 한전의 손실에 영향을 받은 발전자회사들도 덩달아 적자를 냈다. 올해 상반기 한전 발전자회사들은 총 1조1807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를 파는 가격인 전기요금이 크게 오르지 않자, 한전은 전력을 사들이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정산조정계수를 낮게 책정했다.
한전은 전력도매가격(SMP)에 연료비 변동분을 제외하고 일종의 할인율인 정산조정계수를 적용한 가격으로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온다.
한전이 정산조정계수를 낮게 적용하며, 한전의 부담이 발전자회사에 일부 전가되는 셈이다.
이로 인해 한전의 발전자회사들은 올해 상반기 총 1조1807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한국수력원자력은 1조7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한수원 영업이익은 5902억원에 달했는데, 1년 만에 1조원 넘게 적자 전환한 것이다.
서부·남동·중부·남부발전도 마찬가지로 적자를 면치 못했다.
서부발전은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이 32.48%나 크게 악화한 40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3조4859억원으로 9.08% 늘어났음에도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남동발전 역시 상반기 매출액이 4.42% 증가한 4조1516억원을 기록했지만, 234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중부발전은 영업손실이 953억원으로, 적자폭이 75.06% 확대됐다. 매출액이 3조9495억원으로 8.09% 늘었음에도 되레 적자가 커졌다.
남부발전은 올해 상반기 727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조2542억원으로 2.77% 줄었다.
동서발전은 성공적인 사업 투자 등으로 1225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1년 전과 비교해 이익 폭 자체는 17.06%나 줄었다.
동서발전은 경주 친환경 풍력발전단지, 태백 가덕산 풍력발전, 대산수소연료전지 발전소 등에 투자한 게 높은 수익을 내며 유일한 흑자로 선방했으나, 정산조정계수가 낮게 적용되어 다른 발전자회사와 같이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이다.
한 발전자회사 관계자는 "발전 5사가 모두 (한전으로부터) 정산조정계수를 박하게 책정 받아서 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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