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전략적 투자③]추가 현금, 어떻게 마련할까

기사등록 2023/08/16 15:07:00 최종수정 2023/08/16 15:36:59

세법 개정 효과로 해외 유보금 22조 유입

삼성 반도체 올 8.9조 적자에도 투자 지속

[서울=뉴시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2.09.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삼성전자가 반도체 장비업체로 ASML 지분 매각에 나선데 이어 추가로 자금 확보를 추진하며 '초격차 투자'에 박차를 가한다. 삼성전자는 이미 올 상반기에만 해외 법인이 가진 유보금 22조원을 국내로 들여와 역대급 투자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기타수익 항목에서 올 상반기 배당금 수익은 21조84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1378억원 대비 158배가 많은 것이다.

이는 대부분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해외법인에서 유보금을 배당으로 받은 것이라는 진단이다. 올해부터 정부는 해외 자회사가 거둬들인 이익을 한국 본사에 배당할 때 세금을 내지 않도록 세법 개정안을 시행했다. 이에 그동안 해외에 쌓아 뒀던 유보금이 대거 국내로 들어오고 있다. 법인별로는 삼성전자 SEA(미국법인), SSS·SCIC·SCS(중국법인) 등에서 순자산 감소 폭이 커 이들 법인에서 배당이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의 현금이 말라가는 만큼 해외 유보금의 국내 유입은 하반기로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삼성전자의 올 상반기 해외법인 배당금 수익은 1분기 8조4398억원에서 2분기 13조4059억원으로 58.8% 급증했다.

그러나 이 같은 자금 확보에도 불구, 삼성전자의 별도 기준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6월말 기준 3조791억원으로, 전년 말(3조9189억원) 대비 27.3% 줄었다. 같은 기간 단기금융상품도 15조6억원에서 13조1042억으로 12.6% 감소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확보한 자금을 곧바로 설비 투자 등 초격차 투자에 대거 쏟아붓고 있음을 의미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장비 일부를 계열사에 매각하는 등 자금 확보 자구 노력도 잊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 SCS(중국 반도체법인)에 반도체 장비 등을 매각해 236억8800만원을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삼성전자는 해외법인 유보금, 알짜 보유지분 매각, 자체 장비 매각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 설비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만 반도체 부문에서 8조9400억원 적자를 보였다. 특히 2분기 전사 영업이익은 668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4조971억원보다 95.26% 감소했다. 하지만 시설투자는 2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14조5000억원으로 집계돼, 초격차 투자를 멈추지 않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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