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중 명예교수 별세…"경제통계분야 개척자"

기사등록 2023/08/15 15:45:07 최종수정 2023/08/15 16:14:05

소득과 부의 분배 불평등 집중 연구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부친인 고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지난해 7월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고 윤 명예교수는 15일 향년 9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08.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15일 별세한 故 윤기중(92) 연세대 명예교수는 일평생 소득과 부의 분배 불평등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해 온 학자로 경제 현상을 통계학으로 해석하는 분야에서 근간을 잡은 석학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윤 명예교수는 자유주의 경제의 기본 원칙만 지키면 불평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믿는 '원칙주의자'로 자유시장경제를 중시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가치관과 국정 철학 정립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윤 명예교수는 1931년 12월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공주농업고등학교(현 공주생명과학고등학교), 연세대 상대 경제학과(1956), 연세대 대학원 경제학과(1958)를 차례로 졸업했다.

이후 1961년 한양대 경제학과에서 전임강사, 조교수 등을 거쳐 일본 문부성 국비 장학생 1호로 선발돼 1966년부터 1968년까지 히토쓰바시대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수학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1997년까지 연세대 상경대학 응용통계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이 기간 동안 한국통계학회장(1977~1979년)과 한국경제학회장(1992~1993년)을 역임했다.

1997년에는 연세대 상경대학 명예교수에 위촉됐고 2001년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으로 선출됐다.

윤 명예교수는 통계학(1965년), 수리통계학(1974년), 통계학개론(1983년) 등을 집필해 일찌감치 후학을 양성했다.

윤 명예교수가 쓴 한국경제의 불평등 분석(1997)은 한국 사회의 불평등 문제를 입체적으로 분석한 선구적 연구라는 인정을 받아 1999년 3·1문화상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 3·1문화재단은 "우리나라 경제학의 이론발전과 특히 경제통계분야의 개척자적인 역할을 담당한 학자"라며 "특히 우리나라에서 미개척분야인 소득과 부의 분배의 불평등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해 이 분야 이론을 체계화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꼿꼿한 성품으로도 알려졌다.

윤 명예교수의 제자인 김인규 한림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 당시 '구제(舊制) 박사'라는 제도가 있었는데 박사 학위 없는 사람들에게 학위를 주는 제도였다"며 "윤 교수는 그걸 거부했다. '그런 식으로 학위를 받는 게 무슨 소용이냐'는 게 윤 교수의 논리였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학창 시절 아버지의 연구실을 찾았던 이야기를 공식 석상에서 언급한 적이 있다.

윤 대통령은 올해 2월 연세대 신촌캠퍼스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연세의 교정은 제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며 "아버지 연구실에서 방학 숙제를 하고 수학 문제도 풀었다. 또 아름다운 연세의 교정에서 고민과 사색에 흠뻑 빠졌고 많은 연세인과 각별한 우정을 나눴다"고 소개했다.
 
[서울=뉴시스] 대광국민학교 재학 시절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과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운데). 장소는 서울 성북구 보문동 자택. (사진=윤석열 인스타그램) 2021.11.04.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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