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안돼" 어나니머스 日 사이버공격…내일 최고조 이를 듯

기사등록 2023/08/14 11:52:58 최종수정 2023/08/14 13:18:05

원자력연구개발기구, 원자력발전, 원자력학회 등 20여개 웹사이트 공격 예고

보안 전문가들 "방출 후 더욱 과격해질 수 있어" 경고

어나니머스 이탈리아 홈페이지 갈무리(사진=어나니머스 이탈리아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항의하기 위한 국제해커그룹 어나니머스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8월15일 광복절과 오염수 해양방류가 예상되는 이달 말 사이 일본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최고조에 달할 것이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어나니머스 이탈리아팀이라고 주장하는 단체는 최근 자신들의 SNS 계정을 통해 "후쿠시마 폐수를 바다로 방류하기로 한 일본 정부의 결정에 맞서 사이버 전쟁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 환경부, 일본원자력 회사(JAPC), 일본원자력학회, 원자력규제당국, 일본원자력위원회 등 20여개 일본 원자력 관련 기관과 학회의 웹사이트를 공격 목표로 제시했다.

비슷한 시기, 일본 현지 언론도 어나니머스가 지난 7월 이후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 일본원자력발전, 일본원자력학회 등을 차례로 공격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일본 현지 보안 기업 NTT시큐리티 재팬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오염수의 해양) 방출 계획은 국제기준에 부합하다'는 보고서를 공표한 후 공격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어 "방출 후 더욱 과격해질 우려가 있다. 경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日 일방적인 오염수 방류 결정에 항의…어나니머스 "공격은 이번이 끝이 아닐 것"

일본 사이버 공격에 나선 어나니머스는 사이비종교·인터넷검열·친폭력 전쟁세력에 대항한다는 기치로 2003년 결성된 국제해커조직이다.

무엇보다 익명성을 내세운 조직이다. 상시적인 특정 리더와 조직체계가 있는 것이 아닌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어나니머스 일원이 정치·사회적 주장과 함께 공격 대상을 정하면 이에 동조하는 일원들이 타깃에 디도스 공격을 퍼붙거나 웹사이트 해킹공격을 시도하곤 한다.

2010년 아랍의 봄 당시 튀니지 정부의 정보통제를 비판하는 사이버 공격, 2015년 케이케이케이(KKK) 지지자 명단 공개, 2015년 파리 연쇄테러 당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IS),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 정부를 상대로 한 대규모 공격을 시도했다.

특히 2022년 러시아 정부 사이버전에선 러시아 국방부 웹사이트를 마비시키고 데이터베이스(DB)까지 탈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어나니머스의 대일본 사이버전은 정부 기밀을 빼내 국가적 혼란을 유도하거나 타격을 주기 위한 공격이라기 보다는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류 결정에 대한 항의 시위 성격이 강하다는 게 보안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어나니머스는 일본 정부가 일방적으로 오염수 방류를 결정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역사회나 국제사회는 결정 과정에 배제됐다고 덧붙였다.

어나니머스는 자신들의 성명에서 "경제적 이익을 위해 바다를 쓰레기장으로 만드는 무분별한 행위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면서 "후쿠시마 폐수 문제가 국제적으로 논의되도록 많은 사람들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방류하는 오염수에 남아 있는 삼중수소는 바다생물이 섭취하거나 이 생물을 사람이 먹게 되면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다"면서 "이번 공격이 끝이 아닐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안 전문가들 사이에선 15일 일본 폐전일을 기점으로 중국과 한국 등 주변국 해커들이 가세하면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류 관련 사이버 시위가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일본 정부는 2021년 4월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방류를 결정했고, 이달 말 해양 방류를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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