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광복절 메시지…한미일 '미래'·임정 이후 '건국' 강조

기사등록 2023/08/13 09:00:00 최종수정 2023/08/14 11:46:28

윤 대통령, 원고 수정하며 메시지 숙고

국제사회에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

1919년vs1948년…건국 논란 절충될까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5일 열릴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내놓을 메시지를 놓고 고심 중이다. 사진은 지난해 광복절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태극기를 흔드는 윤 대통령의 모습. 2023.08.11.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5일 열릴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내놓을 메시지를 놓고 고심 중이다. 이번 주에만 경축사 초안을 놓고 두 번의 보고가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 직전까지 직접 축사 원고를 수정하며 숙고를 거듭할 전망이다.

취임 후 두 번째인 이번 광복절 경축사에는 크게 '국제사회'와 '국민'을 위한 두 갈래의 메시지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엔 한미일의 미래를 강조하고 국민엔 임시정부 이후는 건국 과정이었음을 밝힐 것으로 추측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1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의 메시지에는 청자가 있다. 미국·일본 등 더 나아가 국제사회, 동시에 우리 국민이기도 하다"며 국내외를 아우르는 경축사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일 정상회의' 앞둔 대통령…'미래' 강조될 듯

국제무대를 향한 윤 대통령의 키워드는 변함 없이 '자유', '평화', '번영'이다. 다만 올해 광복절 경축식은 한미일 정상회의 직전 열린다는 점에서 '미래'가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의 관계를 언급하는 과정에도 '미래'는 핵심 키워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1년 동안 일본과의 정상 셔틀외교가 복원되고 전 정부에서 틀어졌던 한일 협력 분야는 빠르게 정상화됐다"며 "독립을 위해 힘쓴 분들의 헌신에 충분한 감사를 표하는 동시에 미래를 위한 이웃 국가와의 연대가 이야기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제사회에 책임과 기여를 다 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우리나라의 비전이 담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독립운동은 그 자체로 자유를 찾아가던 과정"이라며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이제 국제사회의 자유 확대를 위해 힘쓰겠다는 게 윤석열 정부의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이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08.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윤 대통령표 건국 논쟁 '절충안'…"독립운동은 건국운동"

대한민국 건국 정통성 논쟁에 대한 윤 대통령만의 절충안도 이날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임시정부 수립 이후를 모두 '건국 과정'으로 보는 것이다.

'1919년 건국론(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과 '1948년 건국론(대한민국 건국)'을 놓고 여전히 좌우가 대립하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이 소모적인 충돌을 멈출 방안을 도출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9일 독립유공자를 만난 자리에서도 '독립운동은 건국운동'이라고 말했다"며 "이를 이해하려면 역사의 연속성에 집중해야 한다. 항일운동부터 해방 정부 수립, 6·25 전쟁, 산업화, 민주화까지 모든 게 나라는 세우는 하나의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윤 대통령의 발언이 또 다시 건국 논쟁의 시발점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1919년 건국론이 힘을 잃는다면 항일 독립운동의 역사적 가치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의 정체성 대토론회에서 "1948년에 대한민국이 건국됐다면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결과가 된다"고 했다.

그는 이어 "1948년 건국론은 이런 역사의 지속성을 토막 내고 오만하게 '이승만 건국론'으로 대체한 것"이라며 "우리는 이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광복절 연설에서 2019년을 '건국 100주년'으로 규정했다.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이 있던 1919년을 국가의 건국일이라고 못 박은 문 대통령의 발언에 당시에도 찬반 논쟁이 불거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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