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1068조 달하자…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 열어
"금융안정 영향 줄 수준 아니지만…선제적 관리 필요"
은행권 대출태도 점검…특례보금자리론 공급속도 조절
정책모기지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도 가계대출 추이에 따라 하반기 공급속도를 조절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10일 이세훈 사무처장 주재로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주택금융공사, 은행연합회, 금융연구원 등 유관기관과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를 열어 이같은 대책을 논의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정부와 유관기관 참석자들은 "미국 금리인상과 주택경기 하락 등으로 그동안 감소하던 가계부채가 주택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다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전날 한은이 발표한 '2023년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잔액은 1068조1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원 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4개월 연속 증가세로 7월 증가폭은 2021년 9월(6조4000억원) 이후 2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가계대출 증가를 견인한 건 주담대다. 최근 아파트 매매 거래 증가에 주택 구입 자금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7월 주담대는 전월보다 6조원 늘어난 820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7월 기록한 6조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자 5개월 연속 상승세다.
이에 대해 참석자들은 "현재 가계부채 확대가 당장 금융안정 등에 영향을 주는 수준은 아니지만 증가세가 확대·지속될 경우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은행권 주담대를 비롯해 최근 대출이 크게 증가한 부문을 중심으로 은행권 대출태도에 느슨해진 부분은 없는지 중점 점검키로 했다.
구체적으로 최근 다수 은행들이 출시한 50년 만기 주담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을 우회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측면이 없는지 점검하고 필요시 제도개선 등을 추진키로 했다.
인터넷은행이 비대면 채널을 통해 주담대를 확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차주의 소득심사를 면밀히 하고 있는지, 과도한 대출에 따르는 연체위험은 충분히 관리하고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된 올해 초에 비해 시중대출금리의 급격한 상승가능성은 크지 않은 반면 가계부채 확대 우려는 높아졌고 공급속도도 당초 예상에 비해 빠르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특례보금자리론의 유효 신청금액은 31조1285억원으로 이는 당초 계획한 올해 공급목표(39조6000억원)의 78.6%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8월11일부터 일반형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른 뒤의 특례보금자리론 공급추이와 주택저당증권(MBS) 조달금리 여건 등을 보면서 필요시 공급속도 조절을 위한 추가 조치를 강구하기로 했다.
가계부채 구조적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지난 5월 발표한 고정금리대출 확대 방안을 차질없이 이행하고 DSR 제도안착과 분할상환 비중 확대를 위한 제도개선 과제도 추가 발굴키로 했다.
청년 및 취약계층이 대출연체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상환능력 확인, 채무조정 지원 등의 과제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 사무처장은 "아직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금융안정을 위협하는 수준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일단 가계부채 증가세가 본격화되면 적정수준으로 긴축하기 쉽지 않은 만큼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선제적으로 가계부채 리스크에 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계부채가 금융안정을 위협하거나 우리경제의 구조적 성장저해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양적·질적 관리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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