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에서 철수한 스카우트 대원, 전국 8개 시·도에 방문해 한국 문화 체험
[서울=뉴시스]이주영 인턴 기자 = 지난 9일 새만금 잼버리 대회장에서 철수한 스카우트 대원들이 전국 각지로 퍼져 한국 문화를 경험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들이 스카우트 대원들을 위해 나섰다. 조직위의 운영 부실과 태풍 북상 등으로 야영을 조기 중단했지만, 잼버리의 취지를 살린 체험 프로그램으로 남은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충남에 배치된 잼버리 대원 4000여 명은 보령머드축제에 참가했다. 도와 보령시는 지난 6일 종료된 보령머드축제를 대원들이 다시 즐길 수 있도록 대천해수욕장에 머드 마사지 존과 머드 살포기 등을 가동했다. 전국이 태풍 영향권에 든 10일에는 실내 프로그램 ▲아산 모의 사격훈련 ▲당진 기지시줄다리기 체험 ▲천안 소노벨 워터파크 ▲공주 도자기 체험 등이 운영될 예정이다.
서울에 도착한 코스타리카 대원 50명은 서울 마포구 YGX아카데미에서 K-팝 댄스를 체험했다. 블랙핑크의 '휘파람', 정국의 '세븐(Seven)' 노래로 스트레칭하고 지수의 '꽃' 안무를 배웠다. 호수헤 대원은 "누나가 음악, 드라마 등 K-컬쳐를 좋아해서 방에 CD가 가득하다. 나도 블랙핑크 지수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도 잼버리 참가자의 방문을 환영했다. 지난 9일 노르웨이, 덴마크 대원들은 청와대, 전쟁기념관과 함께 중앙박물관을 찾았다. 이들은 전시해설 투어에 참가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오는 12일까지 잼버리 참가자를 위해 '한류특별전' 등 영어 전시 투어를 운영할 예정이다.
지난 8일 영국 대원들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전시 중인 '게임사회'를 비롯해 '백 투 더 퓨처: 한국 현대미술의 동시대성 탐험기' 등을 관람했다. 대원들은 "서울에서 처음 찾은 미술관인데 전시도 미술관도 모두 멋지고 인상적이었다”는 소감을 남겼다. 직접 게임을 해보며 전시를 즐긴 영국 스카우트 대원 벤(16)은 "18일에 돌아가는데 서울 탐방을 지속하고 카페나 경복궁에 한복 입고 놀러갈 예정"이라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잼버리 참가자를 위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과천, 청주에서 무료 관람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인천에 체류하게 된 이탈리아 대원 130여 명은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에 방문했다. 현대아울렛 측은 대원들에게 포장 김과 한국 라면 등으로 구성된 기념품을 증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에서 진행 중인 '라울 뒤피' 전시와 판교점의 체험형 미디어아트 전시 '시간을 걷는 자' 등에 대한 관람을 지원한다고 전했다.
마케도니아 대원 50여 명은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SK텔레콤 미래기술체험관 티움(T.um)에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프로그램 참했다. 대원들은 미래 인류가 우주에서 지구의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첨단 해저도시를 구축하는 등 미래상을 가상 체험했다. SK텔레콤은 티움 관람 외에도 서울 마포구 복합 문화공간 T팩토리에서 최신 OTT(온라인동영상서비)와 음원서비스, 게임 등을 체험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용인 동부동 와우정사에는 필리핀 스카우트 대원들 찾아갔다. 이외에도 용인에 방문한 5000여 명의 대원들은 ▲용인 에버랜드 캐리비안 베이 방문 ▲처인성 방문 ▲비무장지대(DMZ)·과천과학관 견학 ▲문예회관 및 포은아트홀 공연 관람 등의 체험활동을 했다. 용인시는 오는 12일까지 관광지와 사찰 방문, 태권도 시범 프로그램 등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8일 최민호 시장이 시청 4층 책 문화센터에서 불가리아 대원 37명을 맞이했다. 대원들은 장군면 바우정원에서 한정식을 먹은 뒤, 남세종청소년센터에서 스포츠 클라이밍, K-푸드 만들기 등을 체험했다. 남은 일정까지 호수·중앙 공원, 국립세종수목원 등 다양한 정원 시설을 안내하고 자율주행관제센터에서 체험을 이어갈 예정이다.
핀란드·네덜란드·홍콩·슬로베니아·필리핀·엘살바도르 대원 1000여 명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제공한 4곳의 연수원에 입소했다.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에서는 윷놀이, 팽이, 제기차기 등 한국 전통 민속 놀이를 비롯해 K팝 댄스를 배울 수 있는 K-컬처 프로그램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기아 오산교육센터는 EV6 및 EV9 차량과 차량에 적용된 신기술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현대엔지니어링 블루몬테 연수원에 머무르는 대원들은 서울 인근 놀이공원에서 열린 워터페스티벌에 참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핀란드, 세이셸공화국, 벨라루스, 바베이도스, 잠비아, 호주 등 잼버리 대표단 180여 명이 국립과천과학관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천상분야열차지도, 온돌, 발효과학 등 우리나라 전통 과학기술을 직접 체험했다. 핀란드 대원 엘메리(Elmeri, 17세)는 "디지털 현미경으로 1만원권 지폐에 숨어 있는 한글을 발견해 놀랍고 신기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영국 잼버리 대원들이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프로야구를 관람하거나 스위스 대원들이 종로구 성균관에서 조선시대 유생의 의복인 유복을 입고 명륜당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등 다채로운 한국 문화 체험이 이어졌다. 한 19세 대원은 "한국의 전통의상이 너무 멋지다. 한국의 '소울'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잼버리 K팝 슈퍼 라이브'가 열릴 예정이다. 라이브 콘서트에는 K-팝을 주도하는 뉴진스와 NCT드림, 마마무를 비롯해 몬스타엑스 유닛인 셔누·형원, 강다니엘, 더보이즈, 있지, 제로베이스원, 권은비, 조유리, 홀리뱅, 싸이커스, 피원하모니, 리베란테, ATBO, 카드, 프로미스나인, 더뉴식스 등 18팀이 등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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