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캐나다 등 8개국 대원 1360명 체류
아주대·경기대 등 대학·지자체 기숙사 확보
[수원=뉴시스] 박종대 이병희 기자 = 8일 오전 11시 30분께 경기 수원시 영통구 아주대학교 율곡관 강당.
아주대 교직원들은 이날 태풍 '카눈' 상륙에 따라 전북 새만금에서 철수한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캐나다 대원 200여 명을 맞이하기 위해 분주해 보였다.
강당 입구에는 잼버리 대원들이 숙박하는 동안 기숙사 이용안내 사항을 담은 서류와 강당에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는 동안 마실 생수병을 비치해놨다.
캐나다 대원들은 이날 오후에 입소해 출국 당일인 12일까지 아주대 일신관(국제학사)에서 4박 5일간 체류할 예정이다.
아주대 교직원들은 강당 단상에 설치돼 있는 대형 스크린에 'Welcome to Ajou University!'(아주대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내용의 문구를 띄워놓았다.
잼버리 대원들은 캠퍼스에 도착하는 대로 율곡관 강당에서 입소 오리엔테이션을 가진 뒤 기숙사로 이동할 계획이다.
이들이 머무는 동안 이용할 기숙사 건물은 2022년 2월 준공한 곳으로, 총 800명 이상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지하 1층, 지상 11층에 공동세탁실과 취사실, 카페, 편의점을 비롯해 체력단련실, 휴게실이 마련돼 있다. 잼버리 대원들은 2인 1실 기숙사 방에 배정돼 출국 전까지 이곳 기숙사를 쓴다.
기숙사에는 지자체와 관할 경찰서에서 잼버리 대원들의 입소를 돕기 위해 지원을 나온 공무원들이 바쁜 발걸음으로 돌아다녔다.
비슷한 시각, 경기대학교 수원캠퍼스 기숙사에 위치한 1층 매점에서는 컵라면과 과자 등을 사먹는 잼버리 대원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해당 기숙사에는 이날 오전 1시께 아이슬란드 국적의 잼버리 대원 130여 명이 입소했다. 경기대에는 이날 오후에도 다른 나라의 대원들이 추가로 들어올 예정이다.
경기대 교직원들과 관할 경찰서 측은 기숙사 건물의 몰래카메라 단속과 함께 코로나19 손소독, 열체크 장비 등 방역 조치에 집중하고 있었다.
잼버리 대원들은 새만금 야영생활이 주최 측의 준비 미흡으로 체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소감을 전하면서도, 남은 일정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희망했다.
이날 경기대에서 만난 아이슬란드 시흐르잉카(14)양은 "새만금 잼버리 캠프를 매우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곳을 떠나게 돼서 매우 슬프고 유감"이라며 "더 나아질 것이라고 약속이 있었고, 내가 원했던 야영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더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오늘 밖으로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계획을 전달받은 건 없다. 어젯밤에 갑자기 온 것이라서 아직은 쉬면서 기다리고 있다"며 "매우 더워서 힘들었는데, 이곳은 에어컨도 시원하게 나오고 시설도 좋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원인 로기프리드릭숀(17)군은 "화상을 입을 만큼 너무 더웠지만, 그래도 재밌는 시간이었다. 특별한 경험이었다"며 "샤워시설과 화장실이 정말 더러웠다. 모래가 많았는데 씻을 수 있는 공간이 별로 없어서 그 부분이 힘들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우리 일정을 듣지 못 했다. 곧 회의가 있어서 회의 통해 전달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도에서 즐거운 일정을 하고 좋은 추억을 가지고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멀리 해외에서 잼버리 대회 참가를 위해 방문한 만큼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귀국할 수 있기를 바랐다.
한 대학생은 "아침에 복도에서 아이슬란드 학생들이 지나가면서 눈인사를 하거나 적극적으로 말을 거는 친구들도 있었다"며 "갑자기 이렇게 오게 됐다고 들었는데, 우리 기숙사에 머물면서 좋은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자체와 대학 관계자들은 갑작스러운 입소 결정에도 잼버리 대원들이 최대한 체류 기간 동안 불편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원시는 잼버리 대원 1360명을 수용하기 위해 관내 대규모 숙소를 확보 중이다. 대규모 참가국을 포함해 볼리비아, 모리타니, 몰도바, 니제르, 러시아, 마카오 등 8개 국 참가자들이 수원에 배치됐다.
시는 잼버리 참가자들의 환영 인사를 담은 현수막을 동수원나들목(IC)와 입소시설 입구에 부착해놨다.
오는 11일부터 3일간 열리는 수원화성 야간개장 프로그램 ‘2023 수원 문화재 야행’ 등의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한국과 수원의 매력을 잼버리 참가 청소년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수원전통문화관 등 지역 내 문화시설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조직위원회와 정부의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수원시의 자원을 적극 활용해 지원할 것”이라며 “수원에 머물게 된 잼버리 대회 참가 세계 청소년들이 수원에서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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